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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경제 최우선하는 베트남과 파키스탄
입력2006-04-23 16:38:14
수정
2006.04.23 16:38:14
경제를 위해 이념보다는 실리를 택한 베트남과 파키스탄의 변신이 눈길을 끈다.
베트남 공산당은 오는 25일까지 열리는 전당대회에서 당헌을 고쳐 올 하반기부터 자본가의 입당과 당원의 개인사업을 허용하기로 했다. 그 동안 노동자와 농민의 가입만을 허용한 것을 개인사업자에게도 문호를 개방하기로 한 것이다. 경제발전을 위해 자본가들의 식견과 협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베트남이 사회주의혁명을 시작한 지 81년만의 변화다. 베트남은 외국기업에 대한 차별도 앞으로 5년 안에 모두 없애기로 했다. 오랫동안 외세의 침략과 지배를 받아 온 베트남, 그 베트남이 경제발전을 위해 외국인을 내국인과 똑같이 대우하기로 한 것이다. 1986년 시행된 개방개혁정책 ‘도이모이’ 이후 20년 동안 526억달러에 달했던 외국인직접투자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파키스탄의 변신도 인상적이다. 무샤라프 대통령은 “국가발전을 위해서는 종교와 이념은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경제발전을 위해서는 모든 것을 바꿀 수도 있다는 뜻이다. 파키스탄은 지금 ‘세계에서 가장 좋은 비즈니스환경’을 만들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국영기업을 민영화하고 외자유치와 자유무역협정(FTA)추진 등 개방경제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이 같은 노력은 점차 결실을 맺기 시작해 이달 초 열린 박람회에는 57개국 1만여명의 기업인이 방문했다. 베트남과 파키스탄의 변신은 이념만으로는 백성들의 생활을 윤택하게 할 수 없다는 것을 웅변한다.
지구상에 몇 안 남은 사회주의 국가와 종교국가의 이 같은 변화는 우리 자신을 되돌아보게 한다. 우리는 백해무익한 이념갈등에 발목이 잡혀 세계경제의 호황기조를 제대로 타지 못하고 있다. 외국기업과 자본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은 아직도 크게 개선되지 않고 있다.
임금상승률을 따라가지 못하는 노동생산성, 가파르게 뛰는 환율, 강경한 이미지의 노조 등 열악한 기업환경으로 다국적 기업들의 해외이전이 늘어나고 있다. 대기업과 기업주들은 국민경제의 기여자로 인정받기 보다는 양극화를 조장한 죄인처럼 인식되고 있다. 베트남과 파키스탄의 변신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무엇이 경제에 실익이 되는지를 생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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