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3일 폐연료봉 8,000개 재처리 완료 및 플루토늄 무기화 성과를 주장한 것은 미국을 북미 양자회담에 끌어들이기 위한 대미 압박용 카드로 분석된다. 그러나 이를 계기로 북한의 핵무기 개발능력에 대해 또다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부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 1718호 및 1874호에 따른 비핵화 의무 위반이라며 강하게 유감을 나타냈다. 또 북미 양자회담 성사 및 6자회담 재개와 주변국 입장 변화에 미칠 영향 등을 고려해 사태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북미 양자회담 압박용…”미국에 시위한 것”=조선중앙통신의 이날 보도는 조속한 북미 양자회담 성사를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최근 리근 북한 외무성 미국국장이 미국을 방문해 성 김 미 국무부 북핵특사와 접촉한 데 이어 북한 외무성이 2일 미국에 다자회담에 앞서 북미 양자회담을 갖자는 ‘결단’을 촉구한 것 등이 그 근거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날 통신보도에 대해 “북한 스스로 핵능력이 있다는 것을 시위하면서 이를 통해 미국을 양자대화에 나오도록 압박하는 카드로 본다”며 “현재로서는 판을 깨자는 것이 아니고 템포를 빨리 가져가자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전날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미국이 아직 우리와 마주앉을 준비가 돼 있지 않다면 우리도 그만큼 제 갈 길을 가면 될 것”이라고 강조해 미국이 북미 양자회담에 조속히 응하지 않을 경우 핵 억제력 강화 등의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입장을 우회적으로 밝혔다. ◇北, 무기화 성과 ‘강조’…핵능력 대내외 과시=무엇보다 북한이 자신들의 핵능력을 대내외에 다시 한번 과시하면서 핵무기 개발능력의 진전을 공식화함에 따라 북한의 핵무기 개발능력에 대한 관심도 고조되고 있다. 북한이 실시한 폐연료봉 재처리는 핵무기의 원료가 되는 무기급 플루토늄을 얻는 과정으로 8,000개를 재처리했다는 주장이 사실이라면 약 7㎏ 정도의 무기급 플루토늄을 추가로 추출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 군 당국의 분석이다. 또 군 당국에 따르면 북한은 총 40㎏가량의 플루토늄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핵무기 6~7개가량을 만들 수 있는 양이다. 결국 8,000개 재처리로 7㎏ 정도의 플루토늄을 추가로 확보하게 되면 한 개 정도의 핵무기를 더 만들 수 있게 됐다는 셈이다. 지금까지 북한은 천연상태의 우라늄을 정제해 미사용 연료봉을 제조하고 이를 연소시켜 폐연료봉을 제조한 다음 그 속의 플루토늄을 농축시켜 무기급 플루토늄을 만들어왔다. 문제는 이를 소형 핵탄두에 넣을 수 있어야 하는데 통신은 이날 무기화의 성과도 언급해 미묘한 의미를 부여했다. 한편 지난 9월 초 북한이 유엔 주재 북한 상임대표의 이름으로 유엔 안보리 의장에게 보낸 편지에서 “폐연료봉의 재처리가 마감단계에서 마무리되고 있으며 추출된 플루토늄이 무기화되고 있다”고 주장한 점을 이유로 이날 통신의 보도에 의미를 깊이 두지 않는 분위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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