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는 9일 정부를 상대로 미국산 쇠고기 개방 협상의 재협상을 요구하면서 “내일 당장 미국에 가서 바꿔야 한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창당 100일 기념 기자회견을 갖고 “정부는 ‘미국 광우병이 발생하면 무역마찰이 일어나도 수입중단을 하겠다’고 했다”며 “무역마찰을 각오하고서라도 수입을 중단할 용기가 있다면 당장 재협상을 제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총재는 이어 “수입을 중단하겠다는 말을 국민이 믿겠느냐. 진실로 그렇게 하겠다고 주장한다면 국가 품격을 떨어뜨리는 일이 될 수 있다”며 “국가간 협정이나 협약에서 이 정도 사안이라면 재협의하고 재검토할 여지가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이용 가능한 적절한 정보를 토대로 잠정적으로 위생 검역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WTO 위생검역협정 5조 7항과 `인간 및 동식물의 생명, 건강 보호를 위해 필요한 조치'를 협정 적용 예외사항으로 적시한 GATT 20조 b항을 협상문에 명시하는 것을 최소한의 재협상 조건으로 제시했다. 이 총재는 그러나 “우리는 미국산 쇠고기 파동을 핵심쟁점을 벗어난 논쟁으로 끌고 가는 것을 경계한다”며 “촛불시위나 이명박 대통령 탄핵운동 같은 것은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또 21세기 대한민국의 비전과 철학으로 연방제에 버금가는 지방분권화와 가치추구 방식의 국가운영을 제안했다. 한편 선진당은 이날 당무회의를 열어 변웅전 당선인과 이흥주 총재특보를 최고위원에 지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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