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인회'는 박정희 정권부터 노태우 정부까지는 관료와 언론인으로 구성됐고 이후부터 지난 2007년까지는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에 투신했던 원로 정치인의 모임이다. 이들은 '정통보수'를 표방하며 오랜 정치적 경험이 있어 박 전 대표와의 공감대가 넓다는 게 친박근혜계 내부의 중론이다. 대선을 앞두고 7인회가 다시 주목 받자 당사자들은 영향력을 부인했지만 이들이 직간접적으로 당내에 개입한 정황 때문에 박 전 위원장에게 '과거 회귀' 이미지를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인회는 좌장격인 김용환(80) 전 재무부 장관과 최병렬(74) 전 한나라당 대표, 안병훈(74) 도서출판 '기파랑' 대표, 김기춘(73)·김용갑(76)·현경대(73) 전 한나라당 의원, 강창희(66) 19대 의원 당선자의 모임이다. 이들은 2007년 당시 한나라당 대선 경선에서 박 전 위원장을 지원했고 이후 현재까지 한 달에 한 번 만나는 정기 모임으로 이어졌다. 정통보수에 가까운 이들은 이명박 정부의 실용주의나 뉴라이트, 쇄신파 인사들에게 비판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이들 중 막내 격인 강 당선자에 대해 외부에서는 '5공 인사'라는 점을 비판하지만 "5공 시절에는 중산층이 두터웠다" "강 당선자가 아래위를 잘 챙기고 신뢰할 수 있는 사람(7인회 멤버)"이라고 평가하는 등 유신 시절과 5공 시절의 성과를 무시해서는 안 된다는 정서도 존재한다. 1960년대부터 정치적 경험을 쌓은 박 전 위원장과 공감대를 형성하지 않겠느냐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이들 중 현재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는 김용환 전 장관, 강창희 당선자의 기반이 충청권인 점도 지지세를 넓히려는 박 전 위원장에게 득이 된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당 상임고문이기도 한 김 전 장관은 28일 서울경제신문과 한 통화에서 "정치권 현장에서 물러난 사람이 한 달에 한 번 만나 점심을 먹는 모임"이라면서 "간혹 박 전 위원장의 시간이 났을 때 초청해 점심을 같이할 계제는 있었지만 총선 후 만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7인회 회원들은 4월 총선 직전 박 전 위원장을 만났다고 전했다.
김 전 장관은 특히 박지원 민주통합당 원내대표의 '수구꼴통' 비판에 대해 "박근혜 리더십에 흠집을 내려는 게 아니겠느냐"라고 불쾌해 하며 "당 상임고문은 정계를 은퇴한 원로가 맡는 게 자연스러운 것이다. (권노갑ㆍ김원기 등) 민주통합당 상임고문들 또한 과거 사람들 아니냐"고 반문했다.
친박계의 한 인사는 "박 전 위원장 주변의 다양한 그룹 가운데 하나로 박 전 위원장은 이분들의 고견을 듣는 정도"라면서 "이명박 정부의 6인회와 달리 의결하는 역할도 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당 안팎에서는 이들의 영향력에 관한 뒷말이 끊이지 않는다. 익명을 요구한 7인회의 한 멤버는 "김용환 고문이 충청권에서 가장 영향력이 강한 정치인이니 이번 총선에서 훈수도 하고 열심히 활약했다"고 했다. 현기환 전 의원, 강창희 당선자는 무소속 출마 전력과 친박계 지지모임 관련 금품루머가 있었는데도 공천을 받아 당내에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 19대 총선 공천과 이후 당직 인선에 충청권 인사가 오르내리는 것도 7인회의 영향력 때문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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