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령 할머니가 희귀한 돌연변이 유전자를 지닌 것으로 드러나 유전자와 장수의 연관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17일 벨기에 뉴스통신사 벨가에 따르면 암스테르담 자유대와 그로닝겐대 연구진이 2005년에 115세의 나이로 사망한 핸드리케 판 안델시퍼(Henrikje van Andel-Schipperㆍ사진) 할머니의 시신을 기증받아 유전자 배열을 파악한 결과 희귀 돌연변이 유전자를 가진 것으로 조사됐다. 100세 이상 고령자의 사망 후 유전자 배열 조사와 뇌조직 검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할머니는 사망 당시 세계 최고령자였으며 노인들이 흔히 앓는 당뇨나 관절염, 고협압 등의 질병이 없었다. 특히 학자들은 뇌 조직 검사에서 치매의 흔적이 전혀 없어 놀랐다. 보통 100세가 넘으면 일상생활에 증세가 나타나지 않더라도 뇌 조직에선 치매 흔적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연구 책임자인 헤네 홀스테게 암스테르담 자유대 교수는 “연구를 계속하면 장수와 건강의 비밀이 밝혀질 수도 있다”고 기대했다. 그러나 희귀 돌연변이 유전자가 무엇인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할머니는 1890년에 저체중 조산아로 태어났으나 건강하게 오래 살았다. 남편과는 1959년 사별했으며 자녀는 없다. 할머니의 형제들은 70대에, 모친은 100세에 사망했다. 할머니는 폐암에 걸린 적이 있으나 극복해냈고 위암으로 사망했다. 벨가 통신에 따르면 할머니는 담배를 안 피우고 술은 절제해서 마셨다. 절인 청어를 즐겨 먹었으며 웬만해선 약을 복용하지 않고 아이스크림 등 단 음식은 소량만 즐겼다. 할머니는 생전에 주변에서 장수 비결을 묻는 질문에 “숨을 잘 쉬라”고 답했다고 전해진다. /김정준 인턴기자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