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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설처럼 쉽게 풀어낸 주역의 이치

■ 역경잡설(남회근 지음, 부키 펴냄)


중국 한학자 남회근의 주역(周易) 연구 보고서다. 저자가 1975년 대만에서 한 강연을 토대로 엮은 것이다. 주역은 논어,맹자,중용,대학,시전,서전과 함께 동양의 사서삼경으로 꼽혀왔다.

저자는 자연과학에서부터 인문 사상, 종교철학까지 다양한 지식을 펼친다. 또 한 편의 흥미진진한 소설을 쓰듯 평이하고 간명하게 주역의 이치를 풀어냄으로써 일반인들에게 역학을 배우는 길을 제시하고 있다.

"사람은 세계와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데 이 관계는 계속 변화합니다. 관계가 변하면 그 속에 포함된 이, 상, 수 역시 변합니다. 만약 사물의 이, 상, 수를 이해할 수 있다면 그 사물의 변화를 알 수 있습니다. 모든 현상은 일정한 수에 이르면 반드시 변화합니다."

특히 이 책은 저자 마음 내키는 대로 강의한 기록을 모은 것이다. 그 와중에서 주역에 관한 내용 전반을 설명하고 있다. "너무 높이 올라가면 아래에 사람이 없어집니다. 천하 사람이 모두 자기 사람 아니겠냐고 하겠지만, 천하 사람이 감히 입을 떼지 못해 의견이 있어도 말하지 못하니 어떻게 자기 사람이라 할 수 있겠습니까."

겸손과 겸허도 강조한다. "어떤 일을 하든 우리는 철저히 겸허해야 합니다. 절대 잘못이 없을 것이라는 생각은 자기 바람에 불과합니다. 조심조심 반성하며 잘못을 고쳐 나가는 것, 이것이 최고의 철학입니다.""깊은 연못 바닥에서 노는 물고기가 몇 마리나 되며 또 어떻게 놀고 있는 지까지 생생히 알고 있다고 해서 자기가 모든 것을 훤히 안다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또 모든 것이 자신의 마음가짐에 달려있다는 것도 밝힌다. "자신을 엄격히 단속할 때만 비로소 문제가 생기지 않을 수 있습니다. 모든 것이 자기에게 달려 있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있는 것도 아니요 외부 환경에 있는 것도 아닙니다."

저자는 지나친 욕심도 경계한다. "무릇 어떤 일이든 가득 차기를 원해서는 안 된다고 말합니다. 가득 찬 상태가 오래 지속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어떤 일이든 아쉬움을 남기는 것이 좋으며 조금의 결함이 있는 것이 좋습니다.""어떤 일이든 극에 이르면 다시 내리막길을 걸어야 합니다. 동양의 인생철학에서 어떤 것에도 일말의 여지를 남겨두는 것은 바로 이 때문입니다."

저자는 또 주역 연구를 위해 꼭 필요한 기초 지식과 그 동안 체득한 주역을 배우는 비법이라 할 만한 것들도 상세하게 소개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어떤 것이든 영원히 곤란한 것은 없습니다. 이것 역시 자연의 법칙입니다. 곤란이 오랫동안 지속되면 결국은 그것을 벗어날 방법을 찾게 됩니다."2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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