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싼 전기를 생산한다고 평가 받아온 원자력발전소가 사실은 최소 100조원에 육박하는 숨겨진 비용 내재하고 있어 경제적 타당성이 의심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우석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원전의 드러나지 않는 비용' 보고서를 통해 우리나라 가동 원전 23기 중 12기의 설계수명 만료일이 오는 2030년 이전에 몰려 있어 그 해체 비용으로 정부 재정이 압박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장 위원은 만약 23기 모두를 해체할 경우 그 비용이 유럽감사원(ECA) 기준으로 23조6,00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그 절반가량인 12기를 해체할 경우 최소 십조원대의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우리 정부는 23기 해체 비용을 9조2,000억원가량으로 추정하고 있어 비용축소 논란을 사고 있다.
장 위원은 사용 후 핵연료 처분 비용과 사고 발생 위험 비용도 원전의 숨겨진 비용(hidden costs)으로 분류했다. 그는 특히 "일본 원자력위원회의 시산을 바탕으로 한국의 사용 후 핵연료 처분 비용을 추정하면 약 72조원"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우리나라가 적립금 규모는 약 16조원 규모로 예상돼 실제 비용에 크게 미달할 수도 있다.
더구나 "세계 3대 원전사고의 원전 1기당 피해 규모는 약 58조원에 달하는 반면 한국은 원전 사고 배상책임을 약 5,000억원의 유한책임을 규정하고 있을 뿐 별도의 비용 적립이 부재하다"고 장 위원은 우려했다.
장 위원이 지적한 원전의 3대 드러나지 않은 비용 중 원전해체 비용 23조6,000억여원과 약72조원 규모의 사용 후 핵연료 처분비용만 합산해도 그 총액은 100조원에 근접한다. 여기에 원전 사고에 대비한 비용까지 감안할 경우 그 규모는 훨씬 커질 수밖에 없다.
장 위원은 무엇보다 "수명이 만료한 노후 원전의 수명을 연장해 가동률을 높이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한 "원전 해체, 환경 복구, 사용 후 연료 처분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과 재원 마련이 시급하다"고 역설했다.
장 위원은 "원자력은 '값싸고 깨끗한 에너지'라고 알려져왔으나 후쿠시마 사고 및 국내 원전의 잇단 고장으로 '비싸고 위험한 에너지'라는 문제의식이 확산되고 있다"며 ▦저에너지 산업으로의 구조전환 ▦신재생에너지 산업의 경제성 확보 등을 대안으로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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