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국내외 경제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7대 신성장산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7대 성장산업을 새 엔진으로 삼아 굴뚝산업 위주의 수출의존형 경제구조에서 벗어나 내수 위주의 저탄소 경제체제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중국 언론들은 지난 24일 정부가 신재생에너지를 비롯해 ▦정보기술(IT) ▦신소재 ▦첨단장비 제조 ▦전기자동차 ▦바이오기술(BT) ▦에너지절약ㆍ환경보호 등 7대 신성장산업에 총 10조위안(1,800조원)을 투자할 방침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중국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기부양을 위해 지출한 금액(4조위안)의 2.5배, 중국 연간 국내총생산(GDP)의 30%에 달하는 천문학적 금액이다. 중국 정부는 다음달 초 열리는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내년 거시경제정책 방향을 정한 후 산업별 세부 투자계획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7대 신성장산업은 중국 정부가 지난해 제17기 5중전회에서 통과시킨 12차 5개년(2011~2015년) 계획에 포함된 내용으로 중국은 이 분야를 5년 내에 세계 1위로 끌어올리겠다고 발표했다. 중국은 지난해 GDP 비중의 4%에 불과한 이 7대 산업을 오는 2015년 GDP 비중 8%로 확대하고 2020년에는 15%까지 늘릴 계획이다. 특히 중국의 이번 투자 결정은 올 들어 고속철 등 대규모 투자를 축소하는 상황에서도 차세대 전략산업에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인 것이어서 주목된다. 미국ㆍ유럽 등 선진국들이 재정위기로 휘청대는 사이 신재생에너지 등의 분야에 적극 투자해 글로벌 1위로 만들겠다는 당초 목표를 재확인한 것이다. 이들 7대 산업은 전세계 어느 나라도 아직 확실한 주도권을 잡지 못했고 세계표준도 이뤄지지 않은 상태인 만큼 중국이 대규모 투자를 단행할 경우 이 분야를 장악할 가능성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항셍투자서비스의 원줘페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유럽 재정위기가 지속되는 가운데 중국 경제성장의 삼두마차인 소비ㆍ수출ㆍ투자가 활력을 잃는 등 전반적으로 대내외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어 새로운 성장동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병서 경희대 경영대학원 중국경영학과 객원교수는 "중국의 7대 신성장 산업은 중국의 성장방향을 수출에서 내수로, 국부(國富)에서 민부(民富)로, 굴뚝경제에서 저탄소 경제로 틀을 완전히 바꿀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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