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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야당이 해야 할 일
입력2007-03-16 16:38:26
수정
2007.03.16 16:38:26
가지가 지나치게 무성한 나무는 폭풍우가 몰아치면 찢어지게 마련이다. 가지가 찢어지면 줄기까지 찢어져 그 나무는 어디에도 쓸모없는 나무가 된다. 지금 대선 후보 중 1, 2위가 모두 한나라당 소속이다. 이들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다른 후보를 압도하고 있으며 세를 규합하며 무게를 더해가고 있다. 이들이 요즘 상대를 검증한다고 야단이다. 물론 대선 후보 검증은 해야 한다.
그러나 최근 진행되는 검증 논란이 당내 주자간 제 살 파먹기식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게 문제다. 후보 검증은 당에서 중심을 잡고 객관적 기준에 따라 철저히 해나가야 한다.
'후보 검증' 당이 중심 역할을
그런데 지금 당의 지도부는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가. 최고위원들과 주요 당직자들이 유력 후보 사이에 끼어 눈치를 보고 사태를 그냥 방관하고 있지는 않은가. 당의 핵심적 역할을 해야 할 국회의원이나 당원협의회 운영위원장들도 이편저편으로 갈라져 세를 확산하고 상대를 헐뜯는 데만 가세하고 있지는 않은지 반성해봐야 한다. 가족끼리 다투고 물어뜯으면 어른이 나서서 싸움을 말리며 시시비비를 가려야 한다.
모두가 양쪽으로 갈라지면 당은 누가 지키고 당의 역할은 누가 해나갈 것인가. 지금 이 시기에 한나라당이 해야 할 일은 너무도 많다. 무엇보다 먼저 아우성치는 민생을 돌봐야 한다. 정부의 비전 2030, 2단계 국가균형발전계획과 같은 10~20년 후의 허황된 장기 구상에 맞서 부동산ㆍ등록금ㆍ취업과 같은 당장의 민생 현안을 해결하고 집권 후 청사진을 제시해나가야 한다.
한반도의 운명을 좌우할 북핵 폐기, 작전통제권 이양, 군 복무기간 단축,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등 후보들이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국가적 현안에 대해서도 당이 확실한 입장을 정리해야 한다. 수권정당을 자임하는 한나라당이 노무현 정권처럼 사안마다 갈팡질팡해서는 국민의 신임을 얻을 수 없다.
동네 슈퍼가 잘되려면 그 가게가 동네 주민들에게 신용을 얻어야 한다. 좋은 물건을 적정한 값으로 팔면 저절로 신용이 쌓이기 마련이고 믿음이 쌓이면 그 가게의 물건이라는 이유만으로도 잘 팔리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가게가 신용을 얻지 못하면 명품을 진열해놓아도 팔리지 않는 법임을 왜 모르는가. 그동안 한나라당은 노무현 정권의 무능과 실정을 비판하면서 대통령이 국민을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거꾸로 국민이 대통령을 걱정하고 있다고 말해왔다. 그런데 지금 한나라당 모습이 바로 그 짝이 돼가고 있다. 한나라당이 국민을 걱정하고 민생을 돌봐야 하는데 오히려 국민이 한나라당의 앞날을 걱정하고 있는 형국이다.
한나라당은 대선 예비후보자 두 사람의 당이 아니다. 대선 후보 될 사람들과 우리는 당에 소속된 당원일 뿐이다. 이제라도 당이 중심을 잡고 무게를 더하고 기강을 세워서 후보 예정자들을 관리해야 한다. 그래서 한나라당을 걱정하는 국민을 안심시켜 드리고 국민이 그토록 열망하는 정권 교체를 기필코 이루어내야 한다.
국민 걱정시키는 黨 안돼야
지금 열린우리당은 ‘기획탈당’ ‘대통령 탈당’ 등을 통해 지난 2002년과 같은 재집권의 기적을 꿈꾸고 있다. 만약이라도 후보가 잘못돼 또다시 정권 교체에 실패한다면 어찌하겠는가. 국민들을 무슨 낯으로 대할 수 있단 말인가. 지금은 국가의 명운이 걸린 일생일대의 기회이자 고비이다. 반한나라당 세력과 사생결단의 각오로 싸워 정권을 쟁취해야 할 때다. 만약 현 지도부에 그런 각오가 없다면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에게 지휘권을 맡겨야 한다. 더 이상은 국민들을 걱정시키지 말자. 이제라도 당과 당의 지도부가 힘을 내야 한다. 당원들이 뽑은 대표최고위원과 최고위원들이 전면에 나서 당의 중심을 바로잡아줄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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