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C카드배의 인기가 하늘을 찌른다. 재작년에는 결승5번기를 구리9단과 조한승9단이 치렀다. 구리가 3대1로 이겨 우승상금 3억원을 가져갔다. 작년에는 휴직에서 돌아온 이세돌이 창하오와 5번기를 치렀는데 가공할 만한 펀치력으로 깨끗한 완봉승을 거두었다. 그런데 금년에는 이세돌과 구리가 결승 무대에 올라갔다. 최고의 흥행 카드가 만들어진 것이다. 지난 4월 22일 저녁 6시 신라호텔 영빈관. 버섯라구를 곁들인 타라곤소스의 소안심구이가 나왔다. 전야제 기자회견에 참석한 손님은 60명 정도. 거기서 이세돌은 말했다. "지금까지의 전적은 11승11패지만 중요한 판을 많이 패했기 때문에…. 이번에 조금이나마 빚을 갚고 싶습니다. 결승상대로 구리9단을 만나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가장 두고 싶은 상대였으니까요. 즐기면서 두려고 합니다." 다음은 구리의 화답 "이세돌9단은 당대 최고봉입니다. 저도 빅스리에는 꼽힐 수 있다고 자부하지만 최정상은 역시 이세돌일 겁니다. 그가 휴직을 하는 바람에 저도 상심이 되어 슬럼프에 빠졌었는데 그의 복귀와 함께 저도 컨디션을 되찾았습니다." 전야제 석상에서 오고간 얘기는 나중에 좀더 하기로 하고 일단 올레KT배 제3국으로 눈을 돌린다. 이세돌의 흑번. 흑5의 굳힘에 백6의 전개는 필연. 이 수를 게을리하면 흑이 하변에 전개하는 수가 너무도 빛나게 된다. 백6이면 흑은 좌하귀에 대한 걸침이 아주 조심스러워진다. 이세돌은 거침없이 흑7로 두었는데 백8의 협공이 강력하다. 보통은 흑7로 참고도1의 흑1로 걸쳐 흑9까지 둔 실전보가 많다. 백8로 참고도2의 백1에 받는 것은 흑의 주문. 흑8까지 흑이 기분좋은 포석이 된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