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의 성희롱 관행에 경종을 울리는 판결이 나왔다. 미국 뉴욕 법원은 6일(현지시간) 유럽 최대 투자 은행인 UBS에 대해 전직 여성 영업사원이 제기한 성희롱 혐의를 인정, 2,930만달러(약 300억원)의 배상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월스트리트의 금융기관에 대한 성희롱 소송에서 이번처럼 거액의 배상 판결이 나온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대부분의 경우는 기각되거나 소송 전 화해, 또는 민간 중재 등으로 해결돼 왔다. 1999~2001년 UBS의 아시아 주식 파트에서 일했던 로라 주벌레이크(44ㆍ사진)는 자신의 상관이 동료 앞에서 자신을 모욕했고, 이러한 내용을 금융 당국에 보고했다는 이유로 회사가 자신을 해고했다며 UBS에 대해 소송을 제기했었다. 이에 대해 주벌레이크의 한 동료는 상관이 그녀를 “늙고 못생긴 여자”라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고 증언, 배심원단의 승소 판결을 이끌어냈다. 여성 6명과 남성 2명으로 구성된 배심원단은 UBS가 9개항의 고용규정을 위반한 사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주벌레이크는 판결 직후 “이번 소송은 3년에 걸친 투쟁”이었다며 “이 소송이 월스트리트에서 일하는 여성들이 자신들의 권리를 적극적으로 지켜나가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UBS 대변인은 “우리는 배상금액이 과도하다고 여기고 있으며 따라서 이에 대해 항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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