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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기업 CEO 물갈이 활발

"최악 상황 지났다" 판단… 지난해 2500대 기업 중 355곳 교체

지난해 세계의 주요 대기업들이 최고경영자(CEO) 교체에 다시 속도를 내기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위기국면에서는 변화보다 안정을 추구하는 기업의 특성상 CEO 물갈이가 활발해진 데는 지난해 경기가 전년보다 개선되면서 최악의 상황이 지났다는 기업들의 판단이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4일 컨설팅 업체인 부즈앤컴퍼니 자료를 인용해 지난해 시가총액 기준 상위 2,500대 글로벌 기업들 가운데 355곳이 CEO를 교체했다고 전했다. 이는 지난 2010년의 290명에 비해 대폭 늘어난 것이다.

부즈앤컴퍼니는 글로벌 경기가 다시 악화할 가능성이 남아 있기는 하나 지난해 CEO 교체율은 14.2%로 예년 평균 수준을 회복했다고 분석했다.

개리 닐슨 부즈앤컴퍼니 수석 파트너는 "기업들이 통상 침체기에는 기존 CEO로 기업을 꾸려간다"며 "위기 때는 한순간에 상황이 악화할 수 있는데 새 CEO를 맞는 데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인사교체에 따른 불확실성은 경영여건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큰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보는 기업들이 많다는 것이다.

아울러 지난해 내부승진보다 외부인사 영입이 크게 늘어난 점도 경기회복 기대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외부에서 영입된 CEO는 5명 중 한 명꼴로 금융위기 전인 2007년의 14%와 비교해도 크게 증가한 수준이다.



다만 일반적으로는 조직의 성격을 잘 파악하고 탄탄한 내부인맥을 갖춘 내부승진 CEO들이 외부영입 CEO보다 더 높은 주주가치 제고실적을 올리며 CEO로 장기 재임하는 비율도 내부승진 인사가 훨씬 높다고 회사 측은 덧붙였다.

한편 지난해 CEO를 교체한 기업 가운데 3분의2는 이미 수립한 경영권 승계계획에 따라 CEO를 바꾼 것으로 나타났다. 휴렛팩커드의 레오 아포테커처럼 강제로 쫓겨난 CEO는 55명으로 11년 만에 가장 적은 수준에 그쳤다. 닐슨파트너는 "이는 기업 지배구조 개선에 따른 변화"라며 "CEO와 이사회 의장의 역할분리가 활발해진 것도 그의 일환"이라고 설명해다. 북미 기업 CEO의 이사회 의장 겸직 비율은 2006년 40%에서 지난해 20%까지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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