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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글로벌이냐 코리안이냐

정승량기자 <사회부> schung@sed.co.kr

정승량기자

‘글로벌스탠더드냐, 코리안스탠더드냐.’ 기업인과 경제정책을 짜는 관료 등 두 경제주체가 경제운용 기준을 둘러싸고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잠복해 있던 논쟁의 물꼬는 현명관 전경련 부회장이 텄다. 기업인 출신인 현 부회장은 ‘10년 뒤 멀 먹고 살 것인가’라는 주제의 한 특강에서 “글로벌스탠더드는 다국적기업들의 논리여서 이를 맹목적으로 추종하면 영원히 추종자 신세를 면치 못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40년 만에 세계 10위권에 진입했던) 한국 방식으로 가자”고 했다. 지난 97년 IMF 외환위기 이후 유일한 해법과 신앙처럼 제시됐던 글로벌스탠더드에 대한 반박과 우리 것에 대한 옹호론은 참 신선했다.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 경제학 교수도 최근 ‘사다리 걷어차기(Kicking away the ladder)’라는 제목의 저서에서 “선진국들은 자신들이 펴왔던 정책을 숨겨놓고 글로벌스탠더드로 포장해 후진국 발전의 사다리(ladder)를 걷어차버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글로벌스탠더드 옹호론자로 ‘시장을 지배하는 법칙-글로벌스탠더드’라는 저서까지 냈던 전성철 세계경영연구원 이사장은 다른 견해를 보인다. 그는 “글로벌스탠더드는 각국이 수백년 동안 실제로 해보고 가장 효율적이라고 밝혀낸 제도와 기법ㆍ문화”라며 적극적인 도입을 주장하고 있다. 사실 외환위기 이후 우리 사회를 압도해왔던 논리이고 지금 참여정부가 추진하는 개혁정책도 이의 연장선상에 있다. 두 관점은 정반대이지만 목표는 하나다. 어떻게 하면 우리가 지금의 경쟁력도 유지하면서 강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이들도 모두 축구를 보면서 ‘대한민국’을 외치는 한국인이기 때문이다. 정책은 선택이다. 그리고 선택권은 그 사회의 최고지도자에게 있다. 지금처럼 애매한 상황에서 지도자가 어떤 선택을 내려 끌고 가느냐에 한 국가의 명운이 달려 있다.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제3의 길’을 제시하기도 했다. 노무현 대통령을 뽑고 집권당에 과반수를 밀어준 데는 국민들의 이런 열망이 담겨져 있다. 복권한 노 대통령에게 바라는 것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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