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를 다니던 둘째 딸이 물었다. '엄마는 무엇이 되고 싶어서 그리 열심히 직장을 다녀?' 머뭇머뭇하니 내가 해야 할 답까지 알려준다. 손까지 잡아가면서 '우리들 못 키우고 직장에 다녔으니 꼭 성공해야 해.'…(하략)"
어린이집 등 보육시설에서의 아동학대가 논란이 되고 있는 요즘, 남의 손에 자녀를 맡길 수밖에 없는 워킹맘들의 설움과 고민, 불만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정부의 예방책도 대안도 마땅찮은 상황에서 '무슨 부귀영화를 보겠다고 내 자식 버려두고 돈 벌러 나가야 하나?'라는 자조적 물음을 곱씹는 '엄마'들이 부지기수다.
저자는 23살에 행정고시에 합격한 후 30년간 워킹맘으로 살았고 여성가족부 최초의 여성 차관을 지낸 여성정책전문가다. '일, 가정 양립'을 위한 여성정책을 비롯해 가족·청소년 정책전문가인 그가 자신의 이야기를 고백하듯 책으로 엮었다.
저자는 '어렵게 나를 키우던 엄마처럼 살기 싫어서' 결혼하고도 직장생활을 지속할 수 있는 공직에 발을 내디뎠건만, 어린 딸들은 되레 직장에 매여 사는 엄마를 향해 "엄마처럼 살기 싫다"고 말하곤 했다. 이것이 이 시대 일하는 여성의 현실이고, 저자는 엄마사원들을 위한 유연근무제 등 직장문화의 변화가 해법이라고 얘기한다. 더불어 성공한 여성으로서 체득한 추진력·열정·냉정·소통·당당함 등의 여성 리더십 요건과 아이돌보미, 아동양육지원제도 등 여성정책과 그 배경이 담겨 있어 유익함을 더한다. 1만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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