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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지는 않겠지만 이제 ‘박카스’의 아성에 본격적으로 도전해볼 생각입니다.” 마시는 비타민음료인 ‘비타500’으로 수년째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광동제약이 실질적인 경쟁자이자 드링크시장의 ‘NO 1’인 동아제약에 과감한 도전장을 던졌다. 선봉은 국내 음료시장에 ‘유통의 달인’으로 평가받는 이인재(46) 유통사업부 이사가 맡았다. 이 이사는 “비타500의 취약 부문인 약국시장을 지난해 하반기부터 집중 공략하고 있다”며 “1, 2월 추세대로라면 올 매출목표인 1,500억원을 넘어 1,700억원 달성도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지난 2001년 출시해 53억원의 매출을 올린 비타500은 2002년 98억원, 2003년 280억을 기록한 뒤 지난해 약 900억원의 매출을 달성, 드링크 제품의 새로운 신화를 써가고 있다. 반면 박카스는 한때 매출 2,000억원을 넘어서기도 했지만 비타500과의 경쟁으로 판매량이 감소, 지난해 1,500억여원을 기록했다. 그는 “약국 영업인력을 대폭 보강하는 한편 동일한 출고가를 유지해 현재처럼 약국간의 출혈경쟁이 아닌 유통질서를 지키며 실질적인 이익을 주는 방향으로 끌고 가면 박카스와의 경쟁에 승산이 있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올해 약국시장에서 예상한 매출액은 지난해 대비 90% 증가한 400억원 가량이다. 이 이사의 자신감은 단순한 허세가 아니다. 수십년간 유통 및 영업에서 직접 부딪히며 쌓아온 노하우와 특히 지난 몇 년 동안 비타500을 지금의 성공제품으로 만든 자부심에서 발현된 것이다. “2002년 9월 비타500 출시 1년여에 유통사업을 맡았습니다. 당시 약국에선 박카스가, 슈퍼 등 일반시장에서는 미에로화이바(현대약품)가 독주하고 있었습니다. 우선 강적보다는 약한 적과 붙자라는 생각에 미에로화이바에 싸움을 걸었습니다. 진열대에 같이 세워놓는 등 밝은 디자인과 맛의 강점에 초점을 뒀습니다. 3개월 뒤 미에로화이바 판매고의 30%에 따라붙었고 6개월 뒤 대등한 수준까지 올라섰습니다. 이후 TV광고 등 적극적인 홍보 전략에 힘입어 경쟁자를 완전히 제쳤습니다.” 이 이사의 성공사례는 이뿐만이 아니다. 마케팅팀에서 폐기시켜달라던 200ml 제품을 목용탕ㆍ사우나ㆍ골프장 등 아무도 생각하지 못한 특수용품 시장으로 돌려 한달 만에 30억원의 매출을 올린 일, 파우치팩을 생산, 군대에 납품시켜 가장 인기 좋은 제품으로 부각시킨 일 등 사내에서 ‘전설’로 회자되고 있는 사건이 부지기수다. 특히 영업맨으로는 드물게 술 한잔도 못하지만 고객과의 약속을 철저히 지키는 등 ‘신용’으로 이를 커버한 점은 부하직원들의 모범이 되고 있다. ROTC 출신으로 입사동기 중 유일하게 남아 있다는 그는 “올해 중국시장을 포함해 세계 19개국에 제품을 수출할 예정”이라며 “비타500을 세계인이 즐겨 마시는 에너지음료의 ‘NO 1’으로 키우고 싶다”고 말했다. 단국대 건축학과를 나와 건축기사 1급 자격증을 갖고 있는 이 이사는 만능 스포츠맨으로 배드민턴은 수준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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