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금융시장 불안 속에 한동안 반등했던 엔화 가치가 다시 달러당 99엔대로 급락했다.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화 가치는 장중 달러당 99.34엔을 기록, 12일 이래 1주일 만에 다시 달러당 100엔을 넘보는 수준으로 떨어졌다.
엔화는 이날 미국 워싱턴DC에서 18일(현지시간) 개막한 국제통화기금(IMF)ㆍ세계은행 연차총회와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ㆍ중앙은행총재회의에 일본의 양적완화 정책과 그에 따른 엔저가 용인되는 분위기가 전해지면서 빠른 속도로 하락했다.
당초 시장에서는 이번 G20 회의가 일본은행의 공격적인 초완화 조치 이후 처음 소집되는 만큼 일본의 노골적인 엔저정책에 대한 비판이 고조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막상 회의를 앞두고 각국이 ‘수위조절’에 나서지 시작하고 블룸버그통신이 입수한 성명서 초안에도 일본에 대한 직접적 언급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아소 다로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이 회의 개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G20회의에서 아무도 일본의 정책에 반대하지 않았다”면서 “미국과 일본은 (일본의) 정책이 환율을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확인했다”고 발언한 것이 엔저를 부추겼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아소 부총리가 이날 제이컵 루 미 재무장관과의 회동에서도 금융완화정책에 힘입은 일본의 경기회복이 세계 경제에 플러스가 된다는 점을 설명했으며 미국이 이에 대해 이해를 표명했다고 전했다.
올리 렌 유럽연합(EU) 통화담당 집행위원도 “일본이 매우 심각한 디플레이션 문제를 타개하기 위해 초완화 기조를 실행하는 것을 충분히 이해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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