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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시장국가 외채위기 우려

美금리인상 앞두고 매물 쏟아져 채권값 폭락<br>일부선 "위기대응능력 높아져 과거완 다를것"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인상이 기정사실로 굳어지자 신흥시장(emerging market)국가들의 외채위기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80년대부터 20여년간 미국 금리가 오를 때마다 신흥시장국가들은 기존 채무상환 요구 및 신규 차입 중단 등으로 큰 외채 위기를 경험해야 했다. 미국 FRB는 이르면 이달 말 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연방기금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국의 금리인상은 지난 3년간의 저금리기조는 이제 끝났다는 것을 의미한다. 신흥시장은 과거3년간 유례없는 저금리기조의 최대수혜자였다. 미국 투자자들은 미국시장에서 거의 공짜나 다름없는 금리로 자금을 조달해 다소 투자위험은 높지만 수익이 훨씬 높은 신흥시장채권을 사들였다. 하지만 이제 상황은 180도로 달라졌다. 미국의 금리인상이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면서 신흥시장에서는 채권매물로 홍수를 이루고 있다. 이에 따라 채권값이 곤두박질치면서 미 국채와의 수익률 차이가 지난 97년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할 정도다. 독일 드레스드너 클라인워트 바세슈타인 은행의 아납 다스 신흥시장 연구팀장은 “과거 미국의 금융긴축정책으로 신용위기가 빚어질 때마다 신흥시장 채권이 가장 큰 취약성을 드러냈다”고 말했다. 지난 20여년간 미국의 금리인상은 신흥시장국가의 신용위기를 촉발하는 방아쇠나 다름없었다. 지난 1980년부터 1981년까지 1년간 미국 금리는 11%에서 19%로 무려 8%포인트나 상승했다. 이 때 브라질 등 중남미 국가들은 마치 도미노 게임을 벌이듯 연쇄적인 신용위기에 빠졌다. 82년부터 1년간 브라질, 아르헨티나, 멕시코, 베네주엘라, 에쿠아도르 등이 외채위기를 치렀다. 90년 벌어진 브라질 채무불이행사태, 97년의 아시아 외환위기 등도 미국의 금리인상 직후 벌어졌다. 반면 신흥시장국가들의 외채위기 우려는 기우라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우선 미국 FRB가 단계적으로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전망되는 데다 신흥시장국가들의 체력도 튼튼해졌기 때문이다. 현재 미국 FRB는 금리를 큰 폭으로 인상할 수 없는 형편이다. 정부의 재정적자와 가계부채가 사상 최고 수준에 이른 상황에서 금리급등은 개인파산 등 큰 부작용을 가져올 수 있다. 더욱이 잇단 외채위기를 겪으면서 신흥시장국가들의 위기대응능력은 크게 높아졌다. 금융정책의 유연성이 높아졌고, 정부 재정도 상당히 건실해졌다. 불과 10년전만 해도 신흥시장채권 지수 편입 종목가운데 투자등급은 불과 5%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무려 41%에 달한다. 조나단 베일리스 JP 모건 계량전략팀장은 “미국의 금리급등은 신흥시장에 큰 재앙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고금리에 대한 투자자들의 대응능력이 과거와는 달리 훨씬 더 높아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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