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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손기정'… IOC 홈피에 이름 올리다

IOC 홈피 “한국의 손기정”…제목엔 여전히 일본명 안고쳐

“한국의 손기정이 1935년 세계신기록을 세웠다.” 1936년 베를린올림픽 남자마라톤 금메달리스트 손기정(1912~2002) 선생이 금메달 획득 후 75년만에야 한국인임을 사실상 인정받았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홈페이지의 선수소개(www.olympic.org/kitei-son) 중 손 선생의 내용을 대폭 고쳐 올린 것으로 15일 확인됐다. 손 선생의 약력을 바로잡아달라는 대한체육회(KOC)의 요청을 받아들인 것이다. IOC 홈페이지는 손 선생에 대해 “1935년 11월3일 한국의 손기정(남한)이 2시간26분42초의 세계신기록을 수립했다. 당시 한국은 일본에 강점된 상태여서 손기정과 남승룡은 일본 이름을 갖고 1936년 올림픽에 출전해야 했다. 손기정의 이름은 일본식인 기테이 손(Kitei Son)으로 기록됐다”고 설명했다. 홈페이지는 손 선생을 “열렬한 민족주의자”라고 수식하면서 “어느 나라 선수냐는 질문을 받을 때마다 한국이 독립된 국가임을 설명하곤 했다”는 내용도 실었다. 이어 “시상식에서 일장기가 올라가고 일본국가가 연주되자 손기정과 남승룡은 고개를 숙인 채 침묵의 항의를 했다.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 성화봉송 주자로 트랙을 달린 손기정은 그 자신과 조국에 대한 자부심으로 환희에 찬 모습이었다”는 내용까지 원고지 10매 이상의 상세한 소개가 이어졌다. 이는 종전의 간단한 설명보다 몇 배 더 자세한 내용이다. 하지만 소개 화면에서 가장 잘 보이는 ‘신분증(IDENTITY CARD)’에는 여전히 국적이 일본으로 나와있고 반대편에는 ‘기테이 손’이 크게 적혀 있다. 그에 대한 설명도 별도의 화살표를 클릭해야 열리게 돼있어 씁쓸한 뒷맛을 남겼다. KOC 관계자는 “IOC가 손기정 선생의 이름과 국적을 바꾸지 못하는 것은 과거 아시아와 아프리카에 수많은 식민국가들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IOC는 이들 국가가 전부 자료를 고쳐달라고 하면 대혼란이 생길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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