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총ㆍ대선에서 경제민주화가 공약을 주도했던 김 전 위원장은 이날 서울 조선호텔에서 열린 '제36차 전국최고경영자연찬회' 초청 조찬강연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그는 강연에서도 "어제 인수위가 국정과제를 발표하며 '원칙 있는 시장경제가 경제민주화를 포괄한다'고 했는데 이는 경제민주화에 대한 기본 지식이 결여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국민에게 1년 내내 그(경제민주화) 약속을 했는데 실행 안할 수 있겠느냐"면서 "박 당선인의 정직성을 믿는다"는 우회적 어법으로 경제민주화 공약의 실천을 요구했다.
그는 "우리나라에서 20년 동안 지속해온 양극화가 그칠 줄 모르고 있다"며 "경제민주화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한국 사회가 정상적으로 발전할 수 있을 지 냉정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시장 만능주의'를 추종하다가 국민의 반발을 샀던 사례가 지난 10·26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였다며 정치권을 꼬집었다.
그는 "수십년 존재한 제도권 정당이 모두 무시되고 무소속 변호사를 서울시장에 당선시켰다"며 "정당이 이에 깜짝 놀라 정신을 차리는 듯했으나 선거를 두 차례 겪고 나니 또다시 안이한 사고에 접어든 것 같다"고 지적했다.
김 전 위원장은 "정치권이 시대 상황을 제대로 인식하지 않으면 또 한번 국민으로부터 불신을 받게 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점점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경계했다.
질의응답 과정에서 "새누리당에 앞으로도 쓴소리를 해줄 수 있느냐"는 질문이 나오자 김 전 위원장은 "새누리당 내에서 아무런 위치에 있지 않다"고 답했다.
그는 "박 당선인의 경선과정에서 선대위원장을 맡아달라기에 억지로 당원이 됐다"며 "새누리당이 좋아서 당원이 된 게 아니라 순수하게 박 당선인을 대통령으로 만들어주기 위해 그런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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