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주(15~19일) 그리스 은행에서 총 50억유로의 예금이 빠져나갔다고 보도했다. 당일에만 15억유로(1조8,802억원)이 은행에서 인출됐다고 덧붙였다.
이번 예금인출액은 그리스에 좌파 정부가 들어선 지난 1월 이후 최대 규모로 은행들이 다시 영업을 시작하는 22일(월요일)부터는 뱅크런 사태가 한층 심각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스 중앙은행은 22일 밤에 열리는 긴급 유럽연합(EU)정상회의에서도 그리스에 대한 구제금융 협상이 불발될 경우 그리스 정부에 자본통제를 위한 입법을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크리스탈 아란다 하슬 크레디트스위스 애널리스트는 "화요일(23일) 아침까지 그리스 정부는 채권단과 합의에 도달하거나, 아니면 즉각 자본통제에 나서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CB도 그리스 은행권에 대한 자금수혈 강도를 높이고 있다. ECB는 17일 ELA 한도를 11억유로로 높인 데 이어 19일에 추가로 18억유로를 늘려 859억유로(107조6,739억원)로 결정했다. ELA는 시중은행이 자금난을 해소하기 위해 각국 중앙은행이 ECB의 승인을 받아 공급하는 자금이다.
협상 진전의 키를 쥔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는 21일 내각 긴급회의를 소집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연금삭감 및 증세 등 경제개혁을 요구하는 채권단의 요구에 따를지, 선거 공약을 지키기 위해 디폴트를 불사할지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치프라스 총리는 이날 긴급회의 결론을 기반으로 22일 및 오는 25~26일 열리는 유럽 정상회의에서 채권단과 다시 한번 담판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만약 해당 정상회의에서도 양측이 합의에 이르지 않으면 그리스는 이달 말 시한인 구제금융의 잔금 72억유로를 지급 받지 못해 디폴트 상태에 빠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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