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타임스(FT)는 13일(현지시간) 지난해 기술주 열풍 때 이들 업체의 경영진이 보유지분을 대거 처분했다고 전했다. FT는 "내부자들의 주식매도는 투자가들이 가장 우려하는 것 중 하나"라며 "이 같은 기회주의적 행태는 경영진 스스로도 현 주가 수준을 높게 본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워크데이·서비스나우·스플렁크 경영진의 경우 지난 2012년 기업공개(IPO) 이후 내부자의 주식매도를 제한하는 보호예수 기간이 끝나자 지난 1년간 7억5,000만달러어치의 주식을 매도했다. 이들 주가가 IPO 직후 급등하다 6주 전 고점에서 30~45% 폭락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시세차익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
아마존의 제프 베저스 최고경영자(CEO)는 2월에만도 3억5,100만달러 등 지난 6개월간 10억달러어치를 매각했다. 이는 전년의 3배를 웃도는 규모다. 페이스북의 셰린 샌즈버그 최고운영자(COO)도 페이스북 상장 이후 2년도 안 돼 보유지분의 절반 이상을 처분했다. 특히 모바일게임 캔디크러시의 제작사인 킹디지털엔터테인먼트의 일부 투자가들은 IPO 이전에 5억400만달러를 현금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킹디지털 주가는 미래 성장성에 대한 의구심으로 상장 첫날 15% 폭락했다.
물론 대부분의 경우 이들 내부자의 지분매도 시점은 주가 수준과 관계없이 사전에 정해져 있고 처분 가격도 현시세보다 낮아 비난만 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가령 샌드버그의 주식매도는 페이스북 주가가 21.08달러였던 때부터 시작됐지만 현재 주가는 58.53 달러에 이른다. 최근 베저스가 매도한 가격 역시 2월 고점보다 14% 낮지만 아마존 주가는 같은 기간 11% 떨어지는 데 그쳤다.
하지만 투자가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알리안츠글로벌인베스터스의 세바스찬 토머스 매니저는 "내부자 매도는 불길한 신호"라며 "만약 당신이 주가가 저평가됐다고 믿는다면 왜 돈을 빼겠느냐"고 반문했다. 리서치 기업인 프라이브코의 샘 하마데흐는 "창업자가 마지막까지 지분을 보유해온 것이 실리콘밸리의 관행"이라면서도 "벤처 자금이 기술주로만 몰리면서 (주가급등에서) 내부자 매도가 늘어난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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