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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매매 이어… 한국인 얼굴에 먹칠한 그들
한인 20여명 무더기 체포미국서 면허증 위조·돈세탁 등 혐의성매매 이어 이미지 훼손 우려
뉴욕한국일보=이진수기자
불법으로 운전면허증을 취득한 혐의로 한 한국인이 미 경찰에 연행되고 있다. 뉴욕한국일보
미국에서 운전면허증 등 신분서류를 위조한 혐의로 한인 20여명이 연방수사당국에 체포됐다. 또 이들을 통해 불법으로 운전면허증을 발급 받은 뉴저지 거주 한인 수백명도 당국의 조사를 받게 됐다. 최근 텍사스에서 한국인 마사지 업소 퇴출운동이 벌어지는 등 한국인 여성들의 성매매가 사회문제로 떠오른 데 이어 전례가 없는 대규모 신분위조 사건까지 터짐에 따라 한국 및 한인들의 이미지 훼손이 우려되고 있다.
미 연방검찰청 뉴저지지부(검사장 폴 피시먼)와 연방수사국(FBI), 뉴저지차량국(NJMVC) 등은 27일(현지시간) 뉴저지 뉴어크 소재 연방검찰청사에서 뉴저지ㆍ뉴욕ㆍ캘리포니아ㆍ네바다ㆍ버지니아ㆍ조지아 등 6개 주에서 한인 20명을 포함해 총 22명을 신분서류 위조와 정부 재산 절도, 돈세탁 등의 혐의로 기소했다고 발표했다. 폴 피시먼 연방검찰청 뉴저지지부 검사장은 "한인 브로커 일당이 불법으로 취득한 면허증은 약 700개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건을 주도한 용의자는 로스앤젤레스에 거주하는 박영규(54)씨로 박씨의 부인과 딸도 공범으로 기소됐다. 박씨는 뉴저지에서 '아이언 트레이딩 코퍼레이션'과 '이스트웨스트 이미그레이션 코퍼레이션', 라스베이거스에서 'J&S 리걸 코퍼레이션'이라는 불법 브로커 회사를 차려놓고 운전면허증이 필요한 서류미비 한인을 대상으로 건당 3,000~4,500달러를 받고 필요한 서류를 위조 혹은 사취해 운전면허증을 발급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박씨와 함께 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체포된 한인 공범들은 뉴저지 8명, 뉴욕 1명, 로스앤젤레스 4명, 라스베이거스 3명 등으로 파악되고 있다.
또 박씨는 신분서류 위조를 위해 미 연방이민세관단속국(USCIS) 직원과 짜고 투자이민비자(E-2)와 학생비자(F1)를 위한 연방서류 양식을 몰래 빼돌려 허위로 작성한 혐의도 받고 있다. 박씨의 경우 세 가지 혐의가 모두 인정되면 최고 40년 징역형과 75만달러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연방검찰청과 FBI 등의 수사관들은 또 이날 오전6시부터 박씨와 공범을 통해 운전면허증을 불법 취득한 것으로 추정되는 뉴저지 버건카운티 거주 한인 주택을 급습해 최소 50여명의 한인을 체포했다. 이들 대부분은 카운티 구치소에 수감됐다가 법정출두 일정을 통보 받은 후 풀려났다.
이날 체포됐다 풀려난 한 한인은 "오전7시께 연방수사관들이 한국어 통역원을 대동하고 집에 들어와 이름을 확인한 뒤 수갑을 채웠다"며 "조사를 받은 후 오후1시께 석방됐다"고 말했다. 이 한인은 지난해 '토머스'라는 이름을 사용하는 브로커를 통해 3,500달러를 주고 뉴저지 운전면허증을 취득했다.
미 수사당국의 조사를 받는 한인들은 갈수록 늘어날 것으로 보이며 이들 중 상당수는 불법체류 혐의로 추방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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