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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지주가 올 들어 전계열사를 동원, 전방위적인 해외 진출에 나서고 있다. 맏형인 신한은행이 먼저 깃발을 꽂되 보험이나 증권·카드사 등 2금융권이 동반 진출해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방식이다.
은행을 첨병으로 한 금융지주회사 시너지 극대화 전략인데 신한이 안정적 지배구조를 발판으로 10년을 내다보는 투자를 본격화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24일 신한금융에 따르면 신한생명이 이날 베트남의 수도 하노이에 위치한 롯데센터에서 주재사무소 개소식을 열었다. 베트남 하노이 주재사무소 개설은 신한생명의 첫 해외 진출 사업으로 의미가 깊다. 신한생명 관계자는 "인구 9,300만명의 베트남은 보험가입률이 5%에 불과하고 경제성장 가능성이 커 보험 시장의 성장 잠재력이 크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생명보험사의 영업 모델이 해외에서 성공하기가 결코 쉽지 않은 상황에서 신한생명이 베트남을 선택한 배경은 무엇보다 신한비나은행(신한은행 베트남 법인)에 있다. 신한비나은행은 베트남에 12개 지점이 있으며 지난해 당기순이익 규모가 약 3,700만달러로 외국계 은행 가운데 1~2위를 다툴 정도로 성공한 모델이다. 전체 대출 가운데 약 30%를 현지화(동화) 대출로 운영하며 현지인에게 개인대출을 해줄 정도로 베트남 현지 문화에 안착했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신한의 계열사들이 최근 잇따라 베트남 진출을 가시화하고 있다. 은행이 쌓은 네트워크를 최대한 활용, 초기 진출 과정에서의 부담을 줄이려는 것이다. 베트남에 처음 진출한 신한생명과 더불어 신한금융투자 역시 베트남 증권사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신한금융의 한 고위관계자는 "베트남 금융 시장이 아직 성숙하지는 않았지만 장기적으로는 국내에서 운영하는 PWM(은행+증권 자산관리)과 같은 모델을 베트남에서도 구현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한금융은 이와 더불어 올해 인도네시아 BME은행 인수를 마무리 짓고 CNB은행 인수까지 추진하는 등 동남아 최대 시장인 인도네시아 진출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인니는 2억5,000만명의 인구를 가진 동남아 최대 시장으로 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이 여전히 3~4%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기회의 땅으로 평가된다.
신한은행은 또한 이날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금융감독청(DFSA)으로부터 지점설립 인가를 획득했다고 밝혔다. 오는 11월 두바이 국제금융자유지역(DIFC) 내 개장하는 신한은행 지점은 앞으로 신한의 해외 프로젝트 파이낸싱 사업 등의 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16개국 75개 네트워크에서 쌓아온 금융 노하우를 바탕으로 UAE뿐만 아니라, 다른 중동 국가 및 아프리카 지역에 진출한 한국계 기업에 폭넓은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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