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사고 발생 1년이 지난 이 시점에서 보면 무엇하나 달라진 게 없다는 것 또한 작금의 여론이다. 최근 한 여론조사에서 '이전보다 안전하다고 느낀다'는 응답은 11.2%에 그쳤으며 또 다른 조사에서도 긍정적 응답이 20.5%에 그친 점 등이 국민의 생각을 여실히 보여준다. 당장 세월호 사고 이후에도 경기 고양터미널 화재, 장성 요양병원 화재, 판교 환풍구 추락 사고, 의정부 아파트 화재, 영종대교 106중 추돌사고 등 대형 사고들이 잇따라 터졌으니 당연한 결과다.
세월호 사고가 우리 사회 전반에 미친 파장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참사의 상처는 아물지 않고 있으며 진상규명과 사후 수습 방안, 진도 앞바다에 침몰한 선체 인양을 둘러싼 논란과 갈등은 정치권의 진영논리까지 가세하면서 더욱 꼬여만 가는 모양새다. 물론 세월호 사고가 우리 사회에 던진 숙제의 무게를 생각하면 아직 더 시간이 필요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지난 1년여의 시간에도 불구하고 국민 대다수가 안전 시스템 개선에 대한 진전을 느끼지 못한다면 여전히 교훈을 얻지 못하고 있다는 이야기나 마찬가지다.
역사에서 교훈을 얻지 못하는 민족과 사회는 미래를 기약할 수 없다. 정부는 지난 1년 동안 내놓았던 각종 안전 관련 대책과 인프라에 빈틈이 없는지를 재점검해야 할 때다. 이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 구성원들도 안전의식에 문제가 없었는지를 스스로 살펴봐야 한다. 세월호 참사 1주년을 맞아 우리 모두 이 사고가 준 충격과 문제의식을 다시 새겨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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