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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주도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창설은 지난 반세기 동안 세계 경제력의 대변화에도 불구하고 국제개발금융기관의 지배구조가 이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데 대한 반동입니다."
한승수 전 국무총리는 3일 일본 도쿄도 신주쿠 게이오플라자호텔에서 열린 '한중일 3국 협력포럼'에서 AIIB가 더 개방적이고 투명한 기구로 발전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 전 총리는 또 "AIIB는 현존 국제금융 지배제도의 폐쇄성에서 많은 교훈을 얻어야 한다"며 "아시아 제2의 경제 대국인 일본도 참여하는 것이 지역의 협력과 발전을 위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역사·정치적 문제가 걸림돌로 작용하면서 3국이 정상급 회담을 열기 어려운 현실을 지적하며 차선책으로 차(次)정상급 회의를 자주 개최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이런 맥락에서 "지난달 21일 서울에서 열린 한중일 3국 외교장관회의는 매우 뜻깊은 것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한중일 3국이 부문별 접근으로 공동이익을 추구하면서 관계 개선을 도모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라며 기후변화 문제, 재해 경감, 동북아 원자력공동체 설치를 당면 과제로 거론했다.
후쿠다 야스오 전 일본 총리는 3국 관계가 어려움에 빠진 이유로 각국이 자국 여론이나 국내정치에 과민하게 반응해 역사·영토 문제 등 외교 문제가 내정 문제화하는 것을 지목했다.
그는 국가의 지도자는 여론에 휘둘려서도 안 되고 여론을 부추겨서도 안 된다는 외교가의 격언을 인용하며 3국 정상이 지도력을 발휘해야 할 시기라고 언급했다.
리자오싱(李肇星) 전 중국 외교부장은 3국이 서로 이사할 수 없는 이웃 나라라며 정치적 신뢰를 강화하고 공동으로 안전을 지향하자고 제언했다. 그는 역사적으로 3국은 교류가 활발했고 문화적으로 통하는 부분이 많다며 청소년 교류를 강화해 국민 간 우호감정을 키우자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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