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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이란에 원자로 8기 건설

서방선 핵협상 영향줄까 우려

러시아가 이란에 장기적으로 원자로 8기를 건설하기로 최종 합의했다. 서방의 제재를 받는 양국이 원자로 부문의 공조관계를 한층 강화하고 나선 가운데 서방국가들은 이번 합의가 다음주 중 시작될 이란 핵협상에 미칠 영향을 주시하고 있다.

러시아 이타르타스통신 등 외신들은 11일(현지시간) 모스크바를 방문한 알리 아크바르 살레히 이란원자력청장과 세르게이 키리옌코 러시아 원자력공사 사장이 걸프해 연안 부셰르 원전에 원자로 2기를 추가 건설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정부 간 협력협정에 서명했다고 보도했다. 양국은 향후 부셰르에 2기, 다른 지역에 4기 등 총 8기의 원자로를 건설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제재 대상인 이들 두 나라의 합의에 대한 서방국가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오는 24일 최종합의 시한을 앞둔 이란과 'P5+1'(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및 독일) 간 핵협상에 이번 합의가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란에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을 가동할 여지를 주는 양자 간 합의는 핵협상을 위태롭게 할 수 있다"며 "어렵게 끌고 온 이란 핵협상이 연쇄적으로 깨지지 않을지 외교가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 같은 반응을 의식한 듯 러시아는 원자로에 쓰일 핵연료를 직접 수출하고 사용후핵연료도 다시 가져와 재처리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또 원자로 건설과정은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감독하에 진행하기로 했다. 이란 측도 이번 합의는 러시아와의 협력관계를 강화하는 차원이라고 밝혔다. 알자지라방송은 "이번 협정은 서방이 핵협상 최종 타결로 이란에 대한 제재를 완화하기 전에 이란과의 협력관계를 다지려는 러시아의 의도를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다만 양국은 일부 핵연료를 이란 내에서 생산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져 서방은 의심을 거두지 않는 모습이다. 서방의 한 외교관은 FT에 "부셰르 원전에는 이란이 생산한 핵연료를 쓰는데 러시아가 동의하는 순간 서방과 이란 간 합의는 훼손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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