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 시장을 주무르며 막대한 이익을 챙겨온 월가의 대형 은행에 대한 전방위 압박이 r가해지고 있다.
4일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의 알루미늄 가공업체인 ‘수페리어 엑스트루전’은 골드만삭스와 런던금속거래소(LME)가 알루미늄 가격 조작 혐의로 디트로이트 연방법원에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엑스트루전은 “골드만삭스와 LME가 알루미늄 창고업에서 독점적 지위를 이용, 알루미늄 가격을 왜곡해 관련업체들이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정확한 피해액은 향후 당국의 조사를 통해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2010년 연간 미국 알루미늄 사용량의 4분의 1을 보관하고 있는 대형 창고‘메트로 인터내셔널 트레이드 서비스’를 5억5,000만억달러에 인수해 운영해 오고 있다.
이번 소송은 미국 의회와 정부가 최근 원자재 시장에서 월가 은행들의 영향력을 줄이겠다고 압박에 나선 가운데 제기된 것이어서 주목된다. 미국 대형 은행들은 원자재 파생상품시장에서 중개업과 직접투자를 하는 동시에 원자재 운송, 창고업 등을 실물시장까지 뛰어들어 막대한 이익을 챙겨왔다. 대형은행들이 소유한 원자재 창고에서 출하량을 조절하는 방법으로 현물가격을 왜곡시켰다는 게 원자재 수요 업체들의 주장이다. 또 이들 월가 은행들이 내부정보를 이용, 원자재 선물시장에서도 이익을 챙긴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의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는 미국 은행들의 원자재 가격 왜곡여부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으며 영국 금융당국 역시 LME에 대한 조사를 진행중이다. 미 상원은 지난달 말 이 문제와 관련한 청문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맥주회사 밀러쿠어스 관계자는 “원자재의 배달지연으로 (알루미늄 관련 업체들이) 지난해에만 30억 달러(3조3,000억)의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 역시 투자은행의 원자재 관련 자산소유에 대한 규제 움직임을 본격화 하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에 일부 투자은행들은 원자재 실물 거래에서 손을 떼겠다는 입장을 속속 나타내고 있다. JP모건은 지난달 세계 4위 규모의 금속창고회사를 비롯한 원자재 실물 관련 사업을 매각하겠다고 밝혔으며 모건스탠리와 바클레이즈 역시 관련부문의 인력감축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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