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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공무원·군인연금에 휘둘리는 정부부채 1,117조

지난해 중앙정부의 재무제표상 부채가 1,117조원으로 1년 사이 215조원(24%)이나 늘어났다. 공무원·군인연금 충당부채가 159조원, 세수부족을 메우기 위한 국채발행이 39조원씩 증가한 게 주된 요인이다. 중앙·지방정부가 반드시 갚아야 하는 국가채무도 483조원으로 39조원 불어났다. 고령화와 복지 포퓰리즘의 여파로 정부의 돈 씀씀이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가계부채가 1,000조원을 넘어선 마당에 결국 국민 부담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는 국가채무마저 큰 폭으로 늘어나니 국민의 불안감은 커질 수밖에 없다.

물론 이번 부채 규모에는 연금충당부채의 산정기준 변경에 따른 계산차이가 포함돼 있다. 연금충당부채는 공무원·군인연금을 받고 있는 퇴직자에게 앞으로 더 지급해야 할 연금과 현재 연금 가입자가 퇴직 후 받게 될 연금을 합해 현재가치로 환산한 것이다. 하지만 그동안 숨겨온 공무원·군인연금의 재정부담을 드러내고 있다는 점에서 경각심을 갖기에 충분하다.

정부는 연금충당부채가 국공채 등과 다르다고 강조하지만 국가재정에 주는 부담은 이미 현재진행형이다. 공무원연금 적자보전에 쏟아부을 혈세가 올해에만도 2조4,000억원에 이른다. 연금개혁 없이는 나랏빚 폭탄을 면하기 어렵다는 점도 분명해졌다. 이대로 가다가는 일본이나 남부유럽 국가처럼 부채 공화국의 길로 빠져들 수 있다. 일본은 국가채무가 국내총생산(GDP)의 250%에 육박하면서 국가신용등급 하락, 국채 값 폭락 위기에 직면해 있다. 1일 소비세율을 5%에서 8%로 올린 것도 재정위기 해소의 몸부림이다. 심지어 지난해 10월부터는 연금 수령액을 평균 1%포인트씩 깎아야 했다.



나라 곳간을 허물고 온전할 나라는 세상 어디에도 없다. 더 이상의 방만재정은 국가부도를 초래할 뿐이다. 무엇보다 공무원·군인연금부터 개혁해야 한다. 핵심은 '더 내고 덜 받는' 것이다. 재정준칙 확립을 위한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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