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뮤지컬 제작사들이 '멤버십 제도'를 확대하며 자사 공연에 대한 혜택을 확대하는 등 충성 고객 관리에 열을 올리고 있다. 뮤지컬 팬은 대부분 제작사가 아닌 개별 작품마다 형성돼 있지만, 특정 공연의 팬층을 자사의 다른 라인업으로 끌어들여 장기 고객을 확보한다는 포석이 깔렸다는 분석이다.
1일 뮤지컬업계에 따르면, HJ컬쳐는 자사 작품 관람 횟수(동일작품 반복관람 포함)에 따라 회원을 일반·레드·블랙으로 나눠 멤버십을 운영하고 있다. 카드 발급비 1,000원만 내면 별도의 비용 없이 '일반' 회원 자격을 얻고, 15회 이상 관람 회원은 '레드', 30회 이상 관람 회원은 '블랙'으로 승급돼 1년간 회원 등급에 따라 공연 초대·할인권은 물론 좋은 좌석은 미리 확보할 수 있는 선예매 등의 혜택을 받는다.
신시뮤지컬 컴퍼니 역시 지난 2000년부터 '신시안'이라는 멤버십을 운영하고 있다. 회원의 상당수가 특별한 조건 없이 온라인 가입 가능한 일반회원이지만, 일부는 1년 동안 100만원 이상 신시의 작품을 예매하거나 신시의 한 해 라인업을 모두 유료로 관람한 VIP다. 이들은 할인·선예매는 물론 공연 제작발표회나 프레스콜의 우선 참여권도 갖게 된다.
이 밖에 쇼노트, 뮤지컬해븐, 엠뮤지컬이 연회비나 가입비가 필요한 유료 회원제를 통해 할인·예매 등 기본 혜택부터 연습실 공개, 회원만을 위한 이벤트 공연을 제공하고 있다. 이들 중 상당수는 대부분 특정 공연의 '재관람 포인트 카드'에서 출발해 적립 범위를 제작사의 전체 라인업으로 확대한 케이스다.
제작사 멤버십 시스템의 성공 모델은 일찍이 극단 문화가 발달한 일본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일본의 대표 극단 '사계'는 1984년 회원제를 시작해 선예매·할인은 물론 극단에서 매달 자체 제작하는 공연 관련 유료 매거진 '라 아프르'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18만명에 달하는 회원들은 입회비 1,500엔, 연회비 2,000엔을 내면 단순한 관객을 넘어 제작사의 후원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국내 제작사들도 장기적으로 이 같은 충성 고객 풀을 확대하기 위해 최근 1~2년 사이 멤버십 제도를 개편하거나 자체 예매사이트를 개설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쇼노트가 뮤지컬 '헤드윅'에 적용했던 적립카드를 2012년 서울지역에서 공연하는 자사 연극·뮤지컬로 확대했고, 뮤지컬해븐도 2013년 자체 예매처인 '더 스테이지'를 개설하며 유료회원제인 '더 스테이지 플러스'를 도입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