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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투성이 신데렐라를 '공주'로 만들어 준 마법 같은 기적을 전시장에서 미술을 통해 경험할 수 있다. 그것도 '세계에서 가장 높은 미술관'을 자랑하는 해발 264m의 63스카이아트미술관(관장 홍원기)에서 서울을 내려다보면서 말이다. 이곳에서 동화 '신데렐라'의 주요 소재인 쥐·호박·시계·구두를 현대미술로 구현한 작품을 모은 동명의 기획전이 한창이다.
4부로 나뉜 전시는 고전적 구도 속에 우스꽝스러운 인물이 등장하는 조지 콘도의 동화 같은 작품으로 시작한다. 미키마우스의 귀를 가진 무표정한 아이의 눈빛이 강렬한 잔상을 남기는 올렉 도우의 작품, 미키마우스와 도라에몽을 합쳐놓은 무라카미 다카시의 '미스터 도브' 등이 관람객을 잡아 끈다. 2부 '호박'에서는 물방울 무늬로 유명한 쿠사마 야요이의 대표작 '호박'과 심술궂은 아이 이미지로 현대인의 삐딱한 감성을 보여주는 요시토모 나라의 조각이 선보인다. 화려한 색채, 강렬한 붓질로 그린 김종학·사석원의 호박도 인상적이다.
몽환적인 분위기가 지배적인 '시계' 작품들도 좋지만, 신데렐라의 대표 아이콘인 '구두' 쪽이 가장 흥미롭다. 예술가 이전에 구두 광고 디자이너였던 앤디 워홀, 여성 부츠 이미지를 화려한 색채로 표현한 데이비드 걸스타인의 등의 작품이 기분을 들뜨게 한다. 의존적인 여성상, 여성에 대한 고정관념을 꼬집는 김민형·오병재 등의 작품은 곱씹는 맛이 있다.
전시장 끝에 진짜 유리구두 한 짝이 기다리고 있다. 이 구두가 발에 꼭 맞으면 추첨을 통해 아이패드와 구두상품권 등을 받을 수 있다. 함께 설치된 호박마차는 추억의 사진을 남기기에 제격. 3월 22일까지. (02)789-56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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