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전시에는 지난 70년대 경기도 인근과 서울 변두리 서민들의 생활상이 서정적으로 사진에 담겨져 선보인다. 어려웠지만 훈훈했고, 힘들었지만 꿈이 있던 시절들의 자화상이 필름 카메라 렌즈를 통해 사각의 아름다움으로 표현됐다.
이번 작품은 박신흥이 공직 입문 이전의 젊은 시절, 기계식 필름 카메라에 담았던 결정적 순간들을 40여년 만에 세상에 선보인다. 공직 생활로 단절됐고 그동안 어두운 장롱 속에 보관됐던 당시의 생활상이 담긴 기록성 있고 예술적 가치가 있는 귀한 자료들이 일반에 공개된다.
주요 작품으로는 일하러 나간 '아들을 기다리는 어머니', 말로만 듣던 카메라를 '호기심' 어린 눈으로 바라보는 까까머리 어린이, 오빠들이 하던 '턱걸이'를 흉내 내는 아이들, '진지한 승객간의 대화'와 무관심한 차장 등이 전시된다.
그의 사진은 중세기 부르크너의 음악을 듣는 듯 담백하고 간결하며 서정적인 이야기가 담긴 느낌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강산이 여러 번 바뀌었지만 잘 보관되고 숙성된 향이 있는 포도주와 같은 사진들이 작품의 가치를 더욱 높여 주고 있다.
불과 수 십 년 전의 지나간 생활의 모습, 이제는 마음속에만 그려지고 보기 힘든 장면들이 작가의 관점에서 잘 나타나있는 이번 사진전에 많은 참관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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