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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中·日 바둑 영웅전] 윤준상, 찬스를 놓치다

제3보(30~39)



백30을 보고 검토실의 서봉수는 연거푸 혀를 찼다. "윤준상이 오늘 제 컨디션이 아니군. 제2국을 허망하게 지고 나서 아직 회복이 안된 모양이야."(서봉수) "아직 어리지 않습니까. 내상을 깊이 입었겠지요."(김승준) 백30으로는 참고도1의 백1에 꽉 잇는 것이 최선이었다. 흑은 2로 두는 수밖에 없는데 그때 점잖게 백3, 5로 젖혀잇는다. 흑은 6으로 하나 젖혀놓고 8로 살자고 할 수밖에 없다. 그때 백9와 11을 치르는 것이 중요한 수순이다. 흑12까지 응수시켜놓고 비로소 백13으로 산다. 흑이 14로 살면 백15로 눌러 대세를 휘어잡게 되는 것이다. 위의 진행은 너무도 굴욕적이므로 흑으로서는 참고도2의 흑14로 바꿔치기를 도모할 공산이 크다. 그것이면 백은 15로 치중하여 좌하귀의 흑대마를 잡아 버린다. 흑16에는 백17의 젖힘이 기다리고 있어서 활로가 없다. 실전은 백38로 사는 수가 불가피하여 피장파장이 되고 말았다. 이세돌은 상대의 실수 덕분에 위기에서 벗어났다. 그는 노타임으로 39에 장문을 씌웠고 윤준상은 선수를 뽑아 40으로 달려갔다. "백이 40으로 우변에 선착하게 되어선 백이 약간 앞선 느낌입니다. 흑39가 조금 안일했던 것 같습니다."(김승준) 흑39가 안일했다니. 그곳을 두지 않으면 사고가 날 것이 뻔한데 무슨 얘기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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