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초반을 지난 이번 대선에서는 프레임 전쟁에서 민주당이 판정패하고 있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노무현 VS 박정희' '이명박근혜'로 규정한 민주당의 주장이 유권자에게 잘 먹히지 않는다는 지적이 민주당 내부에서도 나온다.
민주당은 대선 초반 이번 선거를 '노무현 VS 박정희'로 규정했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인 점을 들어 유신체제와 5ㆍ16 쿠데타, 과거사 인식을 공격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박 후보는 대선 후보로서 첫 행보를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 참배로 시작했고 문 후보를 '친노 핵심'이라고 부각시키며 역공했다.
1960ㆍ1970년대 이뤄진 박정희 정부의 실정은 20~40대에게 인식되기 어려운 반면 노무현 정부의 '과'에 대해 상대적으로 기억하는 사람이 많다는 점도 민주당에는 패착으로 작용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 측은 지난주부터 이명박 정부의 실정에 박 후보도 책임이 있다며 '이명박근혜' 프레임을 설파했지만 이미 지난 선거에서 큰 반향이 없던 내용이다. 현 정부와 갈등했던 박 후보로서는 오히려 노무현ㆍ이명박 정부 모두와 차별화시키는 기회가 됐다.
윤여준 민주통합당 선거대책위원회 국민통합추진위원장은 4일 YTN라디오 '김갑수의 출발 새 아침'에서 "일시적인 것 같으면 괜찮은데 이게 추세가 되면 문제"라며 처음에는 문 후보가 좋아서 지지할 마음이 있었는데 친노 프레임이나 종북 프레임이 씌워지면서 마음을 바꾸는 유권자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짐작이 간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앞으로 문재인 VS 박근혜로 공격 포인트를 전환하는 분위기다.
박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관계자는 "친노 진영은 선거의 기획이나 표 계산 등 전략에는 강하지만 대선과 같은 큰 선거에서 전체 표심을 이끌어나가는 데는 약하다"면서 "결국 안철수 전 무소속 대선 후보가 친노 세력과 손잡기를 거부하면서 전체 판이 꼬이기 시작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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