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MBA과정을 거치고 홍콩ㆍ베트남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최정호(38ㆍ대구)씨는 올해 안에 우즈베기스탄을 찾아가 국제결혼을 시도할 예정이다. 아직 총각인 최씨는 지난 수년간 한국에서 결혼대상자를 찾았지만 성격이나 조건을 놓고 까다로운 차이를 느껴 어쩔 수 없이 국제결혼을 선택하기로 했다. 국제결혼이 농촌총각을 넘어 도시총각ㆍ재혼자의 대안으로 자리 잡고 있다. 15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통계청 혼인통계를 분석한 결과 한국인 남성과 외국인 여성 간 결혼은 지난 1995년 1만365건에서 2005년 3만1,180건으로 3배 이상 늘어났다. 전체 혼인에서 국제결혼이 차지하는 비율은 2005년 현재 9.9%로 11쌍 중 1쌍이 외국 여성배우자와 결혼하고 있다. 경남 함양군과 의령군 등 일부 지역에서는 외국인 여성과의 결혼 비율이 30%를 넘어 3쌍 중 1쌍이 외국인 신부를 맞이하고 있으며 도시지역에서도 외국인 여성과의 혼인비율이 7.7%에 달했다. 시도별로는 전남 15.1%, 전북 12.9%, 경북 11.7%, 충남 11.0%, 경남과 충북 각각 10.8%와 10.3% 순으로 높았다. 시ㆍ군별로는 경남 함양군이 39.0%로 가장 높았고 경남 의령군 35.0%, 전남 진도군 30.7%, 경남 남해군 30.0%, 경북 의성군 28.7% 등이 뒤를 이었다. 도시 남성과 외국인 여성과의 결혼 비율은 7.7%로 아직 상대적으로 낮으나 점차 늘어나는 추세라고 보건사회연구원은 밝혔다. 2005년 국제결혼한 한국인 남편의 직업 중 농업의 비율이 12.4%에 불과하다는 점도 국제결혼이 농촌총각의 전유물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것을 뒷받침한다. 사별이나 이혼 등으로 외국인 여성과 재혼하는 남성도 늘어났다. 2005년 기준 외국인 신부와의 결혼에서 재혼이 차지하는 비율은 40%대로 1990년대 초 30%에 비해 점차 늘고 있다. 이는 농촌에서 짝을 찾지 못한 노총각 못지않게 국내에서 결혼에 실패한 남성들도 외국 배우자를 찾는 경향이 있음을 보여주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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