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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 유동성 위기 BES에 49억유로 지원

배드뱅크 설립해 분할 매각키로

포르투갈 정부는 최근 모기업의 파산보호 신청에 따른 손실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포르투갈 2위 은행 방쿠에스피리투산투(BES)에 49억유로(약 6조8,000억원)를 지원하고 배드뱅크를 설립한 뒤 분할 매각하기로 했다.

포르투갈 중앙은행은 3일(현지시간) 은행청산기금(bank resolution fund)을 통해 49억유로의 긴급 유동성을 지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은행청산기금은 지난 2011년 유로존 재정위기로 구제금융을 받는 과정에서 현지 은행을 구제할 목적으로 조성한 64억유로 규모의 기금이다. 대신 BES는 예금ㆍ선순위채권 등 우량자산만 모은 굿뱅크와 부실 위험이 큰 자산을 모은 배드뱅크로 분할되며 배드뱅크는 분리 후 청산될 예정이다. 굿뱅크는 '새로운 은행'이라는 뜻의 노부방쿠라는 이름으로 바뀌어 은행청산기금 측에서 보유하며 향후 매각될 계획이다.

포르투갈 중앙은행은 "예금과 선순위채권 등은 노부방쿠에서 보호되지만 BES 주주와 후순위채권 보유자는 전액 손실을 볼 것"이라며 "이번 자금지원이 정부의 재정조달이나 납세자들의 부담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자금지원 계획을 승인한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측도 "BES에 대한 포르투갈 정부의 구제계획은 금융 시스템이 흔들리는 것을 막고 납세자의 부담을 최소화하려는 EU의 새로운 규칙에 적합하다"고 말했다.



BES는 모기업인 에스피리투산투인테르나티오날이 회계부정 적발 후 파산보호를 신청한 데 이어 이와 연결된 부실여신이 드러나면서 유동성 위기를 맞았다. 올 상반기에만도 손실규모가 35억8,000만유로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주가가 지난주 73%나 폭락했다. 이에 포르투갈 정부는 BES에 민간자금 확충을 요구했지만 여의치 않게 되면서 결국 청산기금을 활용하게 됐다.

뉴욕타임스(NYT)는 "올 3월 기준 자산규모 76억6,000만유로인 BES는 유럽 대형은행들에 비하면 작은 규모지만 국제채권단의 구제금융을 졸업한 지 아직 3개월에 불과한 포르투갈에 적잖은 부담이 될 수준"이라며 "모기업의 숨겨진 비리로 위기에 빠진 BES의 사례는 EU 은행 시스템에 대한 의문도 증폭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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