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이자 시인이면서 동시에 장애인 권익 신장을 위한 사회운동가로 열정적인 삶을 살고 있는 이태련(사진) 작가의 개인전이 3일부터 오는 9일까지 종로구 서울화랑에서 열린다. '빛 속에서 찾은 길'이라는 이름으로 열리는 그의 세 번째 개인전에서는 자연과 일상을 특유의 섬세하고 부드러운 터치로 담아낸 서양화 25점이 공개된다. 부드러운 듯하나 강한 무게감이 느껴지는 그림에는 세월을 묵묵히 살아온 작가의 삶이 투영돼 있다. 독특하고 관조적인 시각의 표현으로 채워진 그의 작품은 빛이 가득하고 섭리 안에서 정리된 듯 또는 움직이는 듯 사는 우리의 모습을 담고 있다. 이순을 넘긴 이 작가는 한국현대여성미술대전 및 정수미술대전 특선, 대구회화대전 3회 특선 등 화가로서 재능을 인정받았으며 '문학예술'에서 제1회 신인상(시 부문)을 수상하는 등 시인으로서도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시ㆍ화ㆍ문집이 총망라된 책 '빛 속에서 찾은 길'을 출판하며 자신의 삶을 고스란히 담은 기록을 펴내기도 했다. 이 책은 이번 전시에서도 소개될 예정이다. 장애인 자녀를 둔 이 작가는 어머니로서 2002년 전국 최초로 대구대에 장애대학생 부모회를 창립, 오늘날까지 장애학생 부모들의 리더로 부모들에게는 희망이, 자녀들에게는 든든한 버팀목이 돼왔다. 이런 활동으로 ㈔한국장애인부모회의 '장한 어버이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한소라 서울화랑 관장은 "사회의 무관심에 맞서 모정으로 이겨온 고통과 눈물이 예술적 창조를 이루고 있어 그의 작품은 희생과 사랑의 신성한 열매"라고 평가했다. "계속 비우려고 노력하고 있다. 끊음으로써 시작되는 비움과 버림의 공간에 빛이 새로운 길을 제시해주리라 믿는다"는 작가의 말처럼 그와 그의 작품은 자연을 닮아 비움을 향해 가고 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