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라이베리아 보건당국은 에볼라에 감염된 자국 의사 2명과 나이지리아 의사 1명에게 지맵을 투약했다고 발표했다. 이들은 지맵 치료를 받게 된 첫 아프리카인들이다. 이에 앞서 라이베리아에서 감염된 미국 의료진 2명과 스페인 선교사에게 지맵이 투여됐으며 이 중 선교사는 사망했다.
이번 투약은 엘런 존슨 설리프 라이베리아 대통령이 직접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 편지를 보내 약품 제공을 요청하면서 이뤄졌다. 임상실험 단계인 지맵은 인체 안전성이 아직 검증되지는 않았지만 현재까지 유일한 에볼라 바이러스 치료제다. 지금까지 약 10인분의 소량 생산만 이뤄져 미국과 스페인 등 서구인들에게만 투약의 기회가 부여되면서 윤리적인 논쟁이 일어나기도 했다.
지맵의 제약사인 맵바이오는 "이번에 아프리카에 공급하면서 현재까지 생산된 지맵은 다 소진됐다"고 밝혔다. 제약사는 정부의 도움을 받아 생산속도를 높이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2~3개월이 소요되는 느린 생산공정 때문에 대량 생산에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15일 세계보건기구(WHO)는 이틀 사이 추가로 76명이 사망하면서 이번 에볼라 바이러스 발병에 따른 사망자가 1,145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감염자도 같은 기간 152명이 증가해 전체 에볼라 감염자가 2,127명에 달했다. 이에 따라 라이베리아는 수도 몬로비아에 120명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두 번째 에볼라 치료센터를 개설하고 나이지리아도 800여명의 훈련된 자원봉사자를 각 지역에 파견하는 등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한편 앞서 지맵 치료를 시작한 미국인 의사인 켄트 브랜틀리 박사는 상태가 호전되고 있다고 15일 성명서를 통해 전했다. 그는 "모든 면에서 건강이 회복되고 있다"며 "그러나 퇴원까지는 몇 가지 장벽이 남아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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