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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12월 18일] 공영방송 다양성을 위한 비전

우리나라는 오는 2012년 말까지 아날로그 지상파방송을 고품질의 데이터 및 양방형 서비스가 가능한 디지털 방송으로 전환할 예정이다. 디지털 방송은 국가적 사업이므로 국민이 골고루 혜택을 누릴 수 있어야 한다. 특히 공영방송은 방송통신 융합과 다매체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지역, 시청각 장애에 상관없이 저렴한 비용으로 향유될 수 있도록 접근 보편성에 이바지해야 한다. 디지털방송 난시청 개선을 최근 김인규 신임 KBS 사장은 취임사에서 "무료 지상파 디지털TV 플랫폼(가칭 K-VIEW)을 구축하겠다"고 밝히며 K뷰의 벤치마킹 모델로 영국의 무료 디지털 지상파방송 플랫폼 '프리뷰(FREEVIEW)'를 제시했다. 프리뷰는 BBC와 크라운캐슬, BskyB, 민영방송인 ITV와 채널4가 함께 운영하는 무료 지상파 디지털 플랫폼으로 6개의 멀티플렉스를 통해 시청자에게 TV, 라디오, 쌍방향 서비스, 전자프로그램 안내(EPG) 등을 무료로 제공한다. KBS는 K뷰에 KBS 1ㆍ2TV, 유료 서비스 채널(KBS 드라마ㆍ스포츠ㆍ조이), KBS월드, 24시간 뉴스채널(신설), EBS 4개 채널, 정책방송(KTV), 국회방송(NATV), 문화예술채널, 공익방송 채널을 참여시킨다는 밑그림을 제시하고 MBCㆍSBS가 동참하면 채널이 20개 이상으로 늘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상파방송의 디지털 전환이 제대로 진척되지 못하는 상황에서 무료인 공영방송의 역할을 강화하고 디지털 방송을 선도하겠다는 취지로 보인다. KBS는 기존 디지털 수신기를 계속 사용한다는 전제하에 지금까지 많은 논의가 됐던 다채널방송(MMS)으로 K뷰를 구현할 수 있다고 보는 것 같다. 그러나 'HD 1채널+SD 1채널'을 기반으로 한 지상파 MMS는 아직 정책방향이 정리되지 않은 상태여서 기본적인 가능성을 검토해봐야 한다. 첫째, 국내 지상파 디지털 방송에서 MMS가 이뤄지려면 MMS 채널 수, 방송 분야, 운영 주체 등에 대한 정책과 법 제도를 전반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 현행 법규와 정책, 편성비율 규제가 채널별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둘째, 현재 케이블TV 등 유료방송 가입자들이 볼 수 있는 KBS 드라마ㆍ스포츠나 공익채널 등을 무료 지상파방송으로 바꾸려면 새로운 주파수가 있어야 하는데 아직 주파수 활용에 대한 정책적 논의가 정리되지 않은 상황이다. 셋째, 지상파 디지털 방송에서도 아날로그 방송처럼 난시청 문제가 제기되는 실정이다. 지상파 방송에서 MMS를 실시해도 수신환경이 개선되지 않으면 성공 가능성이 낮다. 넷째, MMS 도입은 지상파 채널의 확대라는 점에서 유료방송 업계의 반발이 적지 않을 것이다. 지상파 방송사들은 기존 고화질(HD) 방송에 부가적인 서비스를 실시하겠다고 하지만 유료방송사업자 입장에서는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다. 다섯째, 재원 문제도 논의가 필요하다. 무료방송 채널 수를 늘리고 신규 뉴스채널을 신설ㆍ운영하려면 추가 재원이 필요한데 수신료 인상, 광고ㆍ방송발전기금 등으로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검토해봐야 한다. 또한 추후 K뷰 참여를 생각해볼 수 있는 MBCㆍSBS의 경우 KBSㆍEBS와 달리 수신료를 받지 못하기 때문에 수익기반이 다르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유료방송과 마찰도 조율해야 지상파방송의 MMS는 수상기 보급 활성화를 유도하고 디지털 전환을 앞당기는 데 도움되며 유료방송의 혜택을 못 보는 계층에게 프로그램 선택의 다양성을 제공하고 시청자의 무료 접근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MMS 도입에 필요한 여건을 마련하는 데 방송사 내부의 힘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많다. 다시 한번 전반적인 규제ㆍ진흥 정책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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