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 좌익의 거두' 박헌영(1900∼1956)의 아들인 원경(74·사진) 스님이 조계종의 최고 법계(法階)인 대종사(大宗師) 법계를 받았다. 조계종 종정 진제 스님은 9일 오전 대구 동화사에서 열린 신년하례법회에서 원경 스님에게 대종사 법계를 품서했다.
대종사는 수행력과 지도력을 갖춘 승랍 40년 이상 스님에게 주는 법계로 조계종의 최고 어른인 종정이 될 수 있는 자격요건 중 하나이기도 하다. 박헌영이 월북 전 남한에 남긴 유일한 혈육인 원경 스님은 박헌영의 두 번째 부인 정순년씨가 낳은 아들이다. 부친이 잠적한 뒤 어머니와도 헤어지는 등 우여곡절을 겪다가 10세 때 한산 스님을 만나 화엄사에서 출가했다.
1960년 용화사에서 사미계를, 1963년 범어사에서 구족계를 받았으며 지난해 조계종 원로의원에 선출됐다.
한편 이날 법회에서는 원경 스님 외에 지유·지선·종진 스님도 대종사 법계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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