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방송 등 외신들은 2일(현지시간) 정부 고위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카터 전 부장관을 국방장관으로 낙점한 상태로 이르면 이번주 내 공식 발표가 나올 것이라고 전했다. 카터 전 부장관은 척 헤이글 국방장관의 퇴임 발표 직후부터 미셸 플러노이 전 국방부 정책담당 차관, 잭 리드(민주·로드아일랜드) 상원의원 등과 함께 후임으로 거론됐다. 플러노이 전 차관과 리드 의원은 국방장관직을 고사했다.
카터 전 부장관은 군인 출신은 아니지만 국방부 관리로 오랫동안 일해 국방부 안팎을 꿰뚫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예일대를 최우등으로 졸업하고 옥스퍼드대에서 이론물리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후 빌 클린턴 행정부 초기인 1993~1996년 국방부 국제안보정책 담당 차관보로 일하면서 제1차 북핵 위기가 발생하자 북한과의 핵 협상에 직접 참여하기도 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인 2006∼2008년에는 콘돌리자 라이스 당시 국무장관의 참모 역할을 했다. 오바마 1기 행정부 때인 2011년 10월부터는 로버트 게이츠 초대 장관 밑에서 무기구매 최고책임자로 국방비 감축에 따라 F-22 랩터 구매중단을 결정한 바 있다. 리언 패네타 전 장관 시절에는 구매·기술·병참 담당 차관에서 '국방부 넘버2'인 부장관으로 승진했다.
CNN은 특히 카터 전 부장관이 대규모 예산을 다뤄본 경험을 살려 시퀘스터(예산 자동 삭감)에 따라 국방비를 줄여야 하는 국방부를 잘 운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민주당과 공화당 양당의 초당파적 지지를 얻고 있어 상원 인준도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편 카터 전 부장관은 지난해 3월 우리나라를 방문해 미국의 국방비 삭감에도 아시아태평양 중시 전략과 한미동맹에는 전혀 영향이 없다는 점을 강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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