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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사설/9월 30일] 美정부의 구제법안을 지지하며

복잡한 밀고 당기기 끝에 미국 금융구제법안에 대한 합의가 도출됐다. 그렇다고 해서 마냥 안심할 일은 아니다. 이번 금융위기에서 무엇을 배울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구제금융과 관련해 일반적으로 공화당 편을 들기가 쉽다. 공화당은 구제금융에 반대하는 입장으로 어리석음과 탐욕에서 터져나온 이번 금융위기의 주범들에 대해 관대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을 견지하고 있다. 하지만 원칙만 고수하다가는 금융시스템을 통째로 뒤흔드는 금융위기를 해소하지 못할 것이다. 이번 구제법안은 완벽하지는 않다. 그러나 유일하게 실현 가능한 방안이다. 미국 의회 상ㆍ하원을 통틀어 의원 대부분이 구제법안에 동의한 것도 이처럼 냉엄한 현실을 인식했기 때문이다. 헨리 폴슨 미 재무장관은 그가 제안했던 7,000억달러의 구제금융안을 포함해 대부분의 주장을 관철시켰다. 구제법안에 따르면 미 재무부는 7,000억달러를 단계적으로 지급받아 부실채권 매입에 사용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의회의 승인이 필요하며 대통령은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 그리고 정부는 모기지 채권을 사들여 주택차압비율을 낮출 수 있게 됐으며 구제가 필요한 금융회사의 지분을 매입할 수 있게 됐다. 부실 주택대출을 정부가 직접 인수하는 대신 정부가 보증을 서도록 하자는 공화당 의원들의 주장도 반영됐다. 이는 대선이 다가오는 시점에서 온갖 잡동사니를 모아 급히 만들어낸 구제법안일 수도 있다. 이 같은 구제법안 덕분에 시장이 안정을 되찾을지는 아직 아무도 모른다. 워런 버핏처럼 싼값에 골드만삭스의 우선주를 사들이는 게 금융회사들의 구제에 더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 폴슨 장관처럼 시장가격 이상으로 부실 채권을 사들이는 것은 지나친 개입일 수도 있다. 하지만 구제를 바라는 금융기관으로서는 마땅히 이 같은 개입을 감내해야 옳다. 금융위기를 만들어낸 건 개입의 부족이었기 때문이다. 금융위기는 구제법안이 필요한 상황까지 악화되고 말았다. 하지만 구제법안이 실패한다면 더 큰 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이번 구제법안이 최고의 해법은 아니지만 유일한 해법이다. 필요하다면 그때그때 수정해서 현실에 맞게 적용해야 한다. 또 금융시스템에 대한 규제를 통째로 개혁할 필요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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