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주거만족도는 브랜드 인지도보다 건물 유지관리 등 주거요소(품질)가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일 김경숙 동원대 실내건축과 교수는 ‘아파트 브랜드와 소비자 주거만족도에 관한 연구’라는 논문에서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아파트와 그렇지 않은 아파트가 인접한 구리ㆍ용인시 등의 9개 단지 입주자 9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논문에 따르면 구리시 인창동 삼성래미안과 한진그랑빌은 비슷한 입지여건임에도 주민들의 주거만족도는 인지도가 낮은 한진그랑빌(3.51)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용인시 죽전동 현대아이파크와 건영캐스빌도 입주시기ㆍ단지규모ㆍ입지조건 등의 차이가 없지만 건영캐스빌 입주자의 만족도가 더 높았다. 반면 입주 후 아파트값은 브랜드 인지도가 높을수록 상승폭이 더 컸다. 구리 인창동 래미안 33평형은 조사시점인 지난해 9월 평당 시세가 697만원으로 분양(평당 383만원) 당시에 비해 182% 올랐으나 상대적으로 브랜드 인지도가 낮은 한진그랑빌 32평형은 138%(424만원→583만원) 오르는 데 그쳤다. 용인 죽전동에서도 아이파크 33평형은 분양가 대비 232% 올랐으나 건영캐스빌 33평형은 198% 상승해 차이를 보였다. 김 교수는 “브랜드가 아파트값 상승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만 주거만족도까지 좌우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설문 결과 주거만족도와 연관성이 높은 것은 아파트 단지 특성을 가리는 ‘주거요소’였다. 그중 건물 유지관리, 단지계획, 세대계획, 주변 근린환경 등의 순으로 밀접한 관련이 있었다. 김 교수는 “건설사들이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광고보다는 품질 개선으로 입주자의 만족도를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주거만족도가 높은 아파트는 입주자들의 재구매 의사가 높다”며 “건설사들이 높은 광고비로 분양가를 올리기보다는 입주자들이 원하는 아파트를 설계하는 것이 장기적 브랜드 관리에 유리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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