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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경영자는 지시한다. 좋은 경영자는 설명한다. 뛰어난 경영자는 모범이 된다. 위대한 경영자는 직원들의 마음에 불을 붙인다." 경영전문가인 일본 히토쓰바시대학 이타미 히로유키 교수가 경영자들이 늘 고민하는 "어떻게 경영해야 하고 어떤 경영자로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답을 책으로 내 놓았다. 이타미 교수는 경영의 7대 고민을 인간조직, 고객과 시장, 전략, 자본, 사회, 개혁, 결단의 문제로 분석하고, 이에 대한 답을 차례로 제시했다. 해결책을 관통하는 기본 틀은 작용과 반작용의 연속을 이해하고 활용하는 '역학(力學ㆍdynamics)'이다. 삼성이 반도체 분야의 정상에 올라 선 사례를 보자. 투자 경쟁 속에서 경쟁의 역학을 피하기 위한 '뒤안길' 전략이란 게 있다. 경쟁 상대와 투자시점을 달리하는 방법이다. 대부분 기업이 자금 여유가 있는 호황기에 적극적으로 투자해 투자된 설비가 가동에 들어갈 무렵 불황에 빠지는 경우가 생긴다. 불황기의 과잉 설비는 최악의 상황이다. 반면 불황기 투자를 통해 점유율을 높이는 '점프 업 작전'은 반격의 기회를 마련할 수 있다. 1980년대 일본이 미국의 반도체 산업을 추월할 때 바로 이 작전을 썼다. 일본 기업들은 불황기에도 투자를 계속해 공급력을 키웠지만 미국은 불황기 투자를 포기하는 바람에 호황기가 찾아왔음에도 신규 수요에 대한 공급 여력이 없었다. 유사한 역학은 10년 뒤 다시 펼쳐졌다. 삼성은 1990년대 메모리 불황기에도 투자를 계속했다. 반대로 일본 기업은 투자를 중단했다. 때문에 컴퓨터 보급과 함께 메모리 수요가 급증했을 때 삼성이 그 수요를 차지했다. 당시 삼성은 '적의 적은 아군'이라는 상호견제의 경쟁 역학과 투자 유형과 타이밍의 차별화 등 이중 삼중의 경쟁역학을 효과적으로 이용했다. 한편 저자는 사람을 대함에 있어 '성약설(性弱設)' 인간관을 강조한다. '성약설'은 인간을 선(善)하지만 약한 존재로 여긴 관점이다. 보통 경영자들은 조직 구성원이 마치 자신처럼 열심히 일을 해 효과적으로 해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화를 내거나 좌절에 빠지곤 한다. 하지만 이는 조직 구성원들 대부분이 보통사람이라는 점을 인정하지 못해서 빠진 함정이라는 얘기다. 업무를 추진해 조직을 꾸려가는 이들은 결국 이 '성약한' 구성원임을 잊지 말라고 당부한다. 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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