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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대통령 비행기 참사] 폴란드 대통령 부부 등 비행기 추락死 '애도 물결'
입력2010-04-11 10:54:21
수정
2010.04.11 10:54:21
러시아 당국 "짙은 안개 속 회항 지시 거부…시신 97구 수습"
레흐 카친스키 폴란드 대통령 부부 등 97명을 태운 비행기가 지난 10일 러시아 서부 스몰렌스크공항 인근에 추락, 전원 사망했다.
카친스키 대통령 등 폴란드 정부 대표단은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지난 1940년 옛 소련 비밀경찰이 폴란드인 2만2,000명을 처형한 '카틴 숲 학살사건' 추모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이날 오전 모스크바에서 서쪽으로 350km 떨어진 스몰렌스크공항에 착륙할 예정이었다.
대통령 일행은 이날 오전 러시아제 Tu(투폴레프)-154 비행기로 수도 바르샤바를 출발했다.
러시아 정부는 카친스키 대통령을 비롯한 희생자들의 시신을 모두 수습, 인근 병원으로 옮겼으며 가족들이 신원을 확인할 수 있도록 다시 모스크바로 옮길 예정이다. 또 훼손 정도에 따라 DNA 검사도 할 방침이다.
사고 현장을 찾은 카친스키 대통령의 쌍둥이 형제인 야로슬라브 카친스키 전 총리는 대통령 부부의 시신을 확인했다고 러시아 관영 리아 노보스티통신이 보도했다.
러시아 검찰과 항공 당국에 따르면 사고기는 공항 주변에 짙은 안개가 끼어 벨라루스 민스크로 회항하라는 관제탑의 지시를 무시하고 4번이나 무리하게 착륙을 시도하다 활주로에서 300여m 떨어진 숲 속에 곤두박질치며 폭발했다.
러시아 당국은 그러나 기체 결함 등 다른 요인도 배제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아직 정확한 사고 원인을 말하기 어렵다"면서 "회수한 비행기록장치(블랙박스)에 대한 분석 작업이 끝나면 정확한 원인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 등 지도급 인사들을 한꺼번에 잃은 폴란드는 큰 충격과 슬픔에 빠졌다. 대통령궁에는 조기가 게양됐고 바르샤바 주택가 곳곳에도 폴란드 국기가 내걸렸다. 폴란드 국민들은 붉은 장미와 흰 장미, 촛불을 들고 수도 바르샤바의 구시가지에 있는 대통령궁으로 찾아가 애도를 표했다.
폴란드 정부는 일주일간 애도주간을 선포하고 11일 정오에 2분간 전국에서 묵념 의식을 거행하기로 했다. 도널드 투스크 폴란드 총리는 이날 오후 사고 현장을 방문했으며, 대통령 권한대행인 브로니슬라브 코모로브스키 하원의장은 "우리 모두 한마음으로 희생자들을 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 각국 정상들도 애도의 뜻을 표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은 사고 발생 직후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를 사고조사위원회 위원장으로 임명, 철저한 진상조사를 약속하는 등 이번 사건이 양국관계에 미칠 악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다. 또 12일 하루를 국가 애도의 날로 선포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투스크 총리에게 전화를 걸어 조의를 전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도 카친스키 대통령의 죽음을 애도했다.
/뉴스속보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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