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기업들은 소셜미디어로 무작정 홍보부터 하려고 달려드는 경향이 있어요. 소비자와 친구가 되기 위해 소통부터 해야 하는데 일방적으로 정보만 알리고 말죠. 소셜미디어 마케팅에 약한 이유입니다." 지난 1982년 첫 직장인 한국3M을 거쳐 미국의 데이터저장업체 이메이션의 글로벌 브랜드를 책임지는 총괄대표(CEO)를 지낸 이장우(55ㆍ사진) 브랜드마케팅그룹 회장은 "전통 마케팅 기법만으로는 글로벌 브랜드를 키우기에 역부족"이라고 충고했다. 그가 소셜미디어를 강조하는 이유는 마케팅의 주도권이 소비자에게로 넘어가면서 기업 단독으로는 마케팅에 성공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소셜미디어 시대의 기업 마케팅에 대해 "과거 기업들은 제품을 알리기 위해 공중에 돈을 살포(광고)했지만 소셜미디어 시대에는 영향력 있는 다수의 소비자와 커뮤니티를 형성, 인지도를 키워가야 한다. 단기간에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영향력도 광고만큼 강력하지는 않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효력을 발휘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기업의 역할은 파워블로거 등 영향력 있는 소비자들이 활동할 수 있는 터전을 마련해주는 것"이라며 "소셜미디어의 특징을 파악하고 목표와 전략을 세워 철저하게 시행해야 한다. 서두르면 망치기 쉽다"고 경고했다. 최근 상당수 대기업들이 수수료를 주며 파워블로거들을 관리해왔다는 사실이 틀동 난 것에 대해서는 "국내 법이 허술하기 때문"이라며 "파워블로거가 기업의 스폰서를 받을 경우 이를 밝히는 장치가 마련된 미국처럼 우리도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가 평가하는 국내 기업의 브랜드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 의외로 낮았다. "삼성ㆍ현대ㆍLG 등 제조업을 앞세운 몇몇 대기업을 제외하고는 세계에 내놓을 만한 변변한 브랜드가 없습니다. 평균적이고 보수적인 우리 사회의 문화에서는 글로벌 브랜드가 나오기 어렵습니다. 급진적인 사람, 이른바 '모난 돌'을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돼야 합니다. 21세기 새로운 브랜드는 동네 브랜드처럼 전위적이어야 합니다. 샤넬ㆍ루이비통 등 명품 브랜드도 처음에는 동네 브랜드였습니다." 이 회장은 세계적인 전위 브랜드의 사례로 스위스의 프라이타크(Fritag)를 꼽았다. 프라이타크는 쓰레기를 재활용한 가방인데 수백만원이 넘는 것도 있다. 제품의 성능만 좋으면 되지 않느냐는 우문에 그는 "브랜드는 좋은 성능을 갖춘 제품의 가격을 올려주는 효과가 있다. 또 소비자가 브랜드에 호의적이면 성능에 문제가 발생해도 극복해나갈 수 있는 여지가 크다. 명품을 내놓는 글로벌 기업이 브랜드 파워를 쌓아가는 이유이기도 하다"고 답했다. 이메이션의 CEO 자리에까지 올랐던 그가 자신의 이름을 걸고 1인 창업을 한 것은 실무자로서의 현장감을 놓치지 않겠다는 각오 때문. 2007년 일찌감치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입문한 그는 3년 전 창업한 후 세계 각지의 SNS 심포지엄을 찾아다니며 소셜미디어와 마케팅을 접목해왔다. 마케팅과 브랜딩 분야에서 최고가 되겠다며 쌓은 학력도 다채롭다. 경희대 경영학박사, 연세대 경영학석사(MBA), 성균관대 예술학박사, 홍익대 디자인학박사 수료 등을 통해 실무와 이론을 탄탄하게 다져왔다. 발로 뛰는 현장감 덕분에 브랜드 코칭 전문가로 포스코ㆍ삼성ㆍLGㆍ이마트ㆍCJ 등 그를 찾는 기업이 많고 이화여대ㆍ경희대 등 대학에서 강의 요청도 줄을 잇는다. 국가브랜드위원회 자문위원, 국격 제고를 위한 총리 자문위원, 서울브랜드포럼 회장, 청와대 홍보기획 자문 등 그가 맡은 정부기관 자문 역만 10개가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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