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 루 미국 재무장관이 세계 경제 회복을 위해 내놓은 처방 또한 구태의연하기는 마찬가지다. 루 장관은 이날 시애틀 '월드어페어스카운슬' 회동 연설문에서 "유럽이 자칫 일본처럼 '잃어버린 10년'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하며 '단호한 조치'를 유럽에 촉구했다. 그는 더 나아가 "세계 경제가 미국에 기대고 있으나 미국 혼자로는 역부족"이라면서 '엔저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일본 등이 추가 단기부양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통화 안정성 확보를 위해 미국 스스로 양적완화를 종료한 마당에 다른 나라에 양적완화를 압박할 자격이 있는지도 의문일 뿐더러 슈퍼파워의 횡포라는 오해를 사기에 충분한 언행이다.
이제는 세계 경제 회복을 위해 차원이 다른 처방이 요구되고 있다. 정부 주도의 양적완화나 환율조정으로는 한 나라의 경제를 살리기 어렵다. 한때 세계 최고였던 일본 제조업의 몰락이 정부의 도움이 부족해서가 아니었음은 너무나 자명한 일이다. 민간투자와 혁신효율을 높이도록 환경을 바꾸는 것보다 더 나은 경제회생 방안은 있을 수 없다. 경기 침체에 빠진 유로존은 물론 한국 또한 이를 유념할 필요가 있다. IMF도 재정지출 확대만이 경제활력의 유일한 처방이라는 착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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