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장기 불황기인 '잃어버린 20년'에 처음으로 취업시장에 진입한 세대가 취업과 소득 등에서 소외된 '잃어버린 세대'로 남아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
최근 파이낸셜타임스(FT)는 버블이 붕괴하기 시작한 지난 1991년부터 지금까지를 일컫는 '잃어버린 20년' 동안 양질의 일자리가 크게 줄었고 이로 인해 초기 구직에 성공하지 못한 이들이 아르바이트 등 비정규직을 전전하게 되면서 소득까지 낮아졌다고 보도했다.
FT는 본명을 모두 밝히기를 거부한 30대 중반의 다케다씨를 예로 들며 2007년 고등학교 졸업 당시 번듯한 직장을 얻지 못한 그는 지금도 무직자의 굴레를 벗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케다씨는 "처음 구직에 실패하면 그 뒤에 일자리를 찾기는 극도로 어렵다"며 "업무경험이 없는데 이력서에 공백을 갖게 될 경우 직장을 얻기가 정말 힘들다"고 토로했다. 버블이 막 붕괴한 1990년 초 구직활동에 나섰다가 평생직장을 얻지 못한 세대는 현재 40대 중반을 넘어가고 있다.
FT는 가장 활발하게 일할 나이인 35∼44세 일본 남성 가운데 노동인구에서 배제된 이들이 34만명으로 20년 전보다 두 배로 늘어났다고 전했다. 겐다 유지 도쿄대 교수는 "일본에는 젊을 때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결국 취업을 포기한 사람들이 많으며 이들은 이제 중년에 접어들었다"며 "이러한 상황은 아주 큰 문제"라고 말했다.
불황기에 정규직 일자리를 얻었는지에 따라 나타나는 이러한 격차는 심각한 사회경제적 문제가 되고 있으며 아베노믹스(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경기부양책)의 주요 골자인 구조개혁으로도 이런 간극이 메워지지 않고 있다고 FT는 지적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보고서에서 비정규직 직원은 동기부여와 교육·훈련이 잘 이뤄지지 않아 생산성이 낮다며 일본이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의 처우 불균형과 고용 안정성 문제를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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