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들어 서울 강남권 아파트의 거래량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부터 이 지역 집값이 오르며 급매물이 빠르게 소화되는 등 저가 매수세가 대거 사라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일부에서는 전세 또는 반전세(보증부월세) 등 임대차 위주로 돌아가던 시장 흐름이 매매 위주로 바뀌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1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2월 한달간 서울 시내 아파트 거래량(신고일 기준)은 전체 5,400건으로 1월의 5,440건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으나 강남3구는 26% 이상 급감하는 기현상을 보였다. 1월 500건의 매매거래가 이뤄졌던 강남구는 2월 391건으로 20%가량 거래가 감소했다. 서초구(418건→300건)와 송파구(426건→303건) 역시 같은 기간 거래량이 3분의1 정도 줄었다. 강북권과 달리 강남권 매매시장이 움츠러든 모습을 보이는 것은 연초 전세난 속에서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급매물을 '싹쓸이'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했던 노후아파트 재건축사업이 최근 지지부진한 것도 매수심리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2월9일 '개포지구 지구단위계획 변경안'이 서울시 심의를 통과하지 못한데다 중층 재건축의 대명사로 통하는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와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역시 조합원 간 이견이나 행정절차 때문에 사업진행이 늦어지고 있다. 일부에서는 강남 일대를 중심으로 아파트 거래가 전세 등 임대차에서 매매로 돌아서기 위한 숨고르기에 접어들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잠실 S공인 관계자는 "가을 이사철이 돌아오면 또다시 전셋값이 급등할 수 있다는 판단 아래 시세보다 저렴한 급매물이 나오면 바로 잡아달라는 투자문의가 많다"면서 "전세수요도 줄고 있어 매매거래가 늘어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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