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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9월 25일] 가짜에 위협받는 우리 농산물
입력2009-09-24 19:54:56
수정
2009.09.24 19:54:56
SAMSONG Anycoll, Case, Hike…. 언뜻 보면 우리나라 제품 브랜드인 것 같지만 모두 삼성 애니콜(SAMSUNG Anycall), 카스(cass), 하이트(hite) 맥주를 모방한 중국산 모조 상표명이다.
최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는 이색 전시회를 열었다. 국산품과 이를 모방한 중국 모조품을 비교 전시했는데 자세히 보지 않으면 진품과의 차이를 알 수 없다. 게다가 상표ㆍ디자인 등을 단순히 모방하는 단계를 뛰어넘어 더 진짜 같은 가짜 상품을 만들어 내수시장에 판매하는 것은 물론 미국ㆍ호주 등에 수출까지 한다고 한다. 한국산 제품을 베낀 중국산 짝퉁 '산자이(山寨)'가 심각한 수준에 이른 것이다.
농어민들 소득에 치명적 영향
사정이 이렇다 보니 업체들은 가짜 제품과 눈물겨운 사투를 벌이고 있다. 혁신적인 인라인 보드 제품으로 알려진 'S보드'를 생산하는 업체는 지난 2006년 100억원에 달하던 매출이 5억원으로 줄었고 지난 3년간 소송비만 50억원을 썼다고 한다.
인삼을 수출하는 한 기업은 복제방지용 최첨단 스티커를 구입하고 포장상자에 레이저로 식별표시를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또 중국 현지법인 직원들이 공안들과 중국 곳곳을 누비며 직접 단속하거나 위조상품 제조 공장ㆍ창고를 신고하면 포상금을 지급하는 업체도 생겨났다.
그런데 이렇게 더 진짜 같은 가짜 상품은 산업제품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가장 고질적인 것이 바로 농ㆍ수ㆍ축산물이다. 원산지를 허위로 표시하거나 값싼 수입농산물을 들여와 국산으로 둔갑시키는 경우가 허다하다. 소비자가 눈으로 우리 농ㆍ수ㆍ축산물인지 아닌지를 구별하는 것은 쉽지 않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의 '국내 유통식품의 원산지 허위표시 적발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농산물 허위표시는 1,758건으로 2007년 1,259건에 비해 약 40% 증가했다.
올해에도 7월까지 적발건수가 1,566건이나 돼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다. 중국산 식품이 원산지 허위표시로 적발된 건수는 최근 3년간 총 2,084건으로 전체의 31%를 차지한다. 농ㆍ수ㆍ축산물에도 '산자이'가 깊게 파고든 셈이다.
이처럼 수입농산물이 우리 농ㆍ수ㆍ축산물로 둔갑해 가장 큰 피해를 보는 사람은 우리 농어민이다. 가짜 농ㆍ수ㆍ축산물 가격이 우리 농ㆍ수ㆍ축산물보다 싸 농어민들이 제값을 받지 못해 소득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 가짜가 판치면 소비자들의 신뢰가 떨어져 우리 농ㆍ수ㆍ축산물을 외면하는 결과도 낳는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최근 회원사에 추석 선물로 우리 농산물을 활용할 것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고 한다. 판로개척에 애로를 겪는 우리 농어민의 어려움을 덜어주자는 취지다. 공공기관에서도 우리 농ㆍ수ㆍ축산물 팔아주기 운동을 앞다퉈 펼치고 있다. 신종인플루엔자A(H1N1)로 국민 건강이 위협 받는 시기에 안전한 우리 농ㆍ수ㆍ축산물을 선물하면 건강도 지키고 농어촌 살리기에 큰 보탬이 될 것이다.
우체국 쇼핑도 추석을 맞아 품질 좋은 우리 농ㆍ수ㆍ축산물을 소비자에게 제공하고 있다. 1986년 문을 연 우체국 쇼핑은 전국 3,700개 우체국과 인터넷쇼핑몰(www.epost.kr)을 통해 생산자와 소비자를 직거래로 연결시켜주고 있다. 공급방식이 직거래이기 때문에 농어민들은 높은 이익을 얻을 수 있고 소비자는 싼값에 상품을 구입할 수 있다. 특히 이들 상품은 까다로운 심사를 통과한 우리 농ㆍ수ㆍ축산물인데다 공공기관이 보증한 상품이어서 믿고 살 수 있다.
추석 선물은 신토불이 제품으로
추석이 얼마 남지 않았다. 농어민들은 이번 추석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고 한다. 경제전문가들이 경기가 바닥을 찍고 회복단계에 들어섰다는 전망을 잇달아 내놓고 있고 지방자치단체 등에서도 풍성한 이벤트와 함께 직거래장터를 마련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 모두에게 기쁨을 주고 우리 고향까지 살리는 우리 농ㆍ수ㆍ축산물로 추석선물을 준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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