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월한 조망’ ‘필요에 따라 방으로 쓸 수 있는 가변형 벽체’ ‘세대 분리형 공간 구조’…. 8월 분양되는 판교 중대형 설계의 키워드다. 판교 중대형은 기본 설계심의 때부터 친환경 설계를 조건으로 내세워 주변 자연환경과 어우러지는 생태환경을 유지하는 데 주안점을 두었다. 또 30~40평형대의 경우 자녀의 수에 따라 방을 3개 또는 4개로 조절해 쓸 수 있게 벽을 틀 수 있도록 했고, 부모님을 모시고 사는 대가족이 주로 살게 될 50평형대 이상의 경우 복층 구조를 도입하거나 가족실을 따로 두는 등 세대별로 공간을 구분해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게 특징이다. 6개 공구중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대우건설 컨소시엄의 4공구는 단지를 가로지르는 운중천의 장점을 최대한 살린 ‘공원 같은 아파트’를 테마로 내세웠다. 운중천 주변 단지내에 주민카페, 골프연습장, 스파 등의 여가 시설을 만들고, 바람길과 일조량을 감안한 단지 배치가 특징이다. 다만 23번 국도변이란 단점을 고려해 단지를 직각으로 세워 배치했다. 전체 아파트 가구 중 80% 이상에 일조권이 확보돼 친환경 공동주택 인증기준 1등급을 만족한다. 태영이 짓는 5공구는 3면이 산으로 둘러쌓인 자연환경을 최대한 이용하기 위해 조망권을 최대한 확보할 수 있도록 전평형을 주방이 거실과 같은 방향으로 난 4베이를 도입한 게 특징이다. 또 커뮤니티 시설을 단지 중앙에 모아 동선을 최소화 하고, 지상 주차장을 없애고 조경시설을 극대화 했다. 금토산을 끼고 있는 3공구(현대건설 컨소시엄)와 서판교 끝자락의 6공구(경남기업 컨소시엄)는 생태시범단지다. 이들 공구는 단지내에 텃밭이 들어서고 부분적으로 태양열 난방 시설이 갖춰진다. 3공구의 경우 아파트와 연립 모두 녹지율이 40%대로 높다. 특히 연립의 경우 자연과 사람이 공존하는 생태단지를 만든다는 계획 아래 육생생태시설과 수생생태시설, 그리고 생태체험장이 들어선다. 또 단지 전체에 산ㆍ하천ㆍ들ㆍ꽃 등 4개 테마를 내세운 생태정원을 마련, 친환경 단지가 되도록 했다. 설계를 담당한 박호준 현대건설 과장은 “우리단지는 금토산 밑으로 흐르는 하천 시점과 종점이 그대로 보존된다”고 설명했다. 6공구의 경남기업은 ‘고품격 생태 주거단지’를 구상하고 있다. 도룡뇽 서식지가 가깝고 오염되지 않은 청정지역으로 단지설계도 중대형과 친환경을 접목시키는 방향으로 잡았다. 동별로도 산록조망형ㆍ도시경관형ㆍ생태전원형ㆍ에코타워형 등을 테마로 하는 등 친환경 생활 환경을 조성하는 데 주안점을 두었다. 또 건물 3개층마다 온실 및 정원을 구성해 친환경적 내부공간을 마련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단지에 사람, 자동차, 소생물을 위한 각기 다른 3개 통로를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금호산업의 1공구는 ‘미래 생활을 잇는 다리’를 컨셉으로 잡았다. 건강한 자연에 포근히 둘러싸여 이웃끼리 서로 조화롭게 어울리며 사는 삶을 제공하겠다는 의미다. ‘자연과 도시의 잇기’ ‘이웃과 이웃의 잇기’ ‘문화와 일상의 잇기’라는 소주제에 따라 친환경 공간과 커뮤니티 공간 등으로 공간이 나뉜다. 판교 중대형의 경우 필요에 따라 벽을 세워 방을 늘릴 수 있도록 했다. 대우건설 아파트 30평형대는 가변형 벽체를 이용, 가족중심형(방 4개)과 여가중심형(방 3개)으로 바꿔 쓸 수 있고, 5공구 아파트의 경우 태영건설은 입주자의 취향에 따라 방과 거실 구조를 바꾸기 쉬운 기둥식으로 설계했다. 금호산업도 주방 옆의 방을 ‘스토리룸’으로 설치, 필요할 경우 주방을 넓혀 쓸 수 있도록 했다. 세대별로 공간을 구분했다는 점도 판교 중대형의 특징. 대우건설의 경우 50평형A타입은 복층 구조로 아랫층은 부모님, 윗층은 아이들의 공간으로 꾸몄고 B타입은 거실 외에 가족실을 따로 둬 세대별 휴식공간을 따로 뒀다. 2공구의 대림산업은 인접한 단독주택과의 조화를 이루기 위해 ‘단독주택형 아파트’란 컨셉을 내세웠다. 58평형의 경우 전 가구를 복층형으로 꾸며 아래층은 부부공간, 위층은 자녀 공간으로 활용하게 해 세대별 공간 분리에 신경을 썼다. 판교 중대형의 단지배치는 전체적으로 대형평형대로 갈수록 건물이 옆으로 길게 늘어서는 판상형보다는 개방감이 뛰어난 초고층 타워형이 주를 이루고 있다. 타워형은 최대 3면에 창을 낼 수 있어 탁월한 조망권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게 장점. 건설사별로 보면 대우건설과 태영이 판교 중대형 단지 중 최고층인 35층의 초고층 타워형 아파트를 짓는다. 판교 아파트 중 최고 높다. 현대건설도 층수는 15층으로 상대적으로 낮지만 3면이 개방된 타워형으로 설계했다. 판교 중대형은 또 거실과 방이 모두 전면에 배치된 4베이 위주로 설계됐고, 대우건설 40평형의 경우 주방까지 전면에 배치돼 개방감을 극대화 했다. 평형대별로 공간의 넓이와 활용도에 따라 인테리어 컨셉을 다르게 잡은 경우도 있다. 금호산업은 30ㆍ40ㆍ50평형등 평형대 별로 각각 文(문)ㆍ然(연)ㆍ感(감) 등의 컨셉을 적용해 차별화된 공간을 연출한다는 계획이다. 예컨데 30평형대는 도회적 감성이 묻어나는 도회적인 느낌을, 40평형대는 자연의 여유로움과 온화함이 깃들도록, 50평형대 이상은 규모에 맞게 품격과 격조를 갖춘 고급스러움을 연출한다는 것이다. 대한주택공사가 국제현상공모를 통해 시공할 연립주택 300가구와 주공이 자체 공급하는 중대형 평형의 설계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연립주택 설계는 지난 3월 테라스하우스를 도입하는 등 ‘베버리 힐즈’급으로 지어질 계획이 발표된 상태로, 현재 주공과 설계사가 기본 설계를 협의하기 위해 분양시점이 내년으로 미뤄졌다. 주공이 A20-1블록과 A2-2블록, A8-1블록 등에서 자체공급하는 중대형 평형의 설계도 기대해볼만 하다. 주공이 사업승인 전에 공개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해 세부적인 내용이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주공은 턴키방식으로 지어지는 6개 공구 아파트의 설계에 결코 뒤지지 않을 것으로 장담하고 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